총선 첫 '사전투표' 시큰둥한 대학생들 "시험공부하기 바쁜데, 투표는 무슨…"
“시험공부 때문에 벚꽃축제 가는 것도 포기했는데 무슨 투표를 하겠어요?”(대학생 A씨) “상반기 공개채용 시즌이라 선거날에도 자기소개서를 수십개 써야 할 판이에요.”(취업준비생 B씨)

4·13 국회의원 총선거가 1주일도 남지 않았지만 청년들의 관심은 시험공부와 취업 준비에 쏠려 있다. 총선이 대학 중간고사 기간과 주요 대기업의 상반기 공채 서류접수 마감 시기와 겹치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8~9일 시행하는 사전투표제를 적극 활용하라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사전투표를 하겠다는 학생은 많지 않다. 7일 서울 노고산동 신촌역 부근에서 만난 학생들은 사전투표 계획을 묻자 “들어보긴 했지만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사전투표제는 유권자가 미리 신고할 필요 없이 전국 사전투표소에서 쉽게 투표할 수 있는 제도다. 2013년 상반기 재·보궐선거에서 처음 도입됐다. 전국 단위의 국회의원 선거에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읍·면·동 주민센터, 서울역 용산역 인천공항 등에서 투표할 수 있다.

방문할 투표소 지역에 주소를 두지 않아도 신분증으로 본인 확인을 받으면 자기 지역구 투표용지를 받아 투표할 수 있다. 과거 부재자투표제보다 간편해졌다. 부재자투표는 미리 신고한 뒤 우편으로 투표용지를 받아야 했다.

학교에서 투표할 수 없어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재자투표제에서는 2000명 이상이 신청하면 어디에나 부재자투표소를 설치할 수 있었다. 지난 19대 총선 때는 전국 29개 대학에 부재자투표소를 뒀다. 사전투표소는 각 읍·면·동에 한 개씩만 설치하도록 돼 있다. 전국 대학 총학생회 40여곳이 참여하는 ‘대학생·청년 공동행동 네트워크’는 지난달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학에도 사전투표소를 설치해달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마지혜/황정환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