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미 스타벅스 부점장 "하루 4시간 정규직 근무…아이 셋 키워요"
“어르신께 음료 등 메뉴뿐 아니라 진행 중인 행사, 혜택 등을 하나하나 설명해드리니 감동받고 단골이 되시더군요. 예전엔 쑥스러웠는데 아이를 키우면서 누군가를 챙기고 다가서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스타벅스 김포이마트점의 김정미 부점장(37·사진)은 “불평이 심한 손님이 와도 당황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금은 ‘아줌마의 힘’을 외치는 김 부점장이지만 그도 3년 전까진 ‘경력단절여성’이었다. 2007년 육아를 위해 바리스타로 일하던 스타벅스를 그만뒀기 때문이다. 이후 재취업을 위해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김씨는 “집에서 아이만 키우다 보니 혼자 뒤처지는 느낌이었다”며 “피부관리사 자격증도 따고, 부동산 관련 일을 하려고 이력서도 내봤지만 아이가 3명이라는 말에 번번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2013년 스타벅스에서 ‘리턴맘 재고용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이 그에겐 기회가 됐다. 출산과 육아 등을 이유로 회사를 그만둔 전직 점장·부점장 출신 여성 관리자를 뽑는다는 소식에 바로 지원했다. 김 부점장은 “면접을 보러 간 장소가 사실은 입사 축하 파티장이었다”며 “대표이사가 ‘한번 스타벅스 가족은 영원한 가족’이라며 스타벅스를 위해 일했던 가족을 계속 책임지겠다고 말해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리턴맘’으로 재고용된 관리자들은 주 5일 하루 4시간 근무한다. 상여금, 성과급, 학자금 지원 등 정규직과 같은 혜택을 받고 인사제도에서도 차별받지 않는다. 자신의 거주지와 가까운 희망 매장에서 근무할 수 있으며, 하루 8시간 전일제 근무 전환 기회도 제공된다. 김 부점장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72명의 여성 바리스타가 스타벅스로 돌아왔다. 김씨의 근무시간은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며 여기에 휴식시간 30분이 추가된다. 하루에 총 4시간30분 근무하는 셈이다. 아침에 자녀를 학교와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출근해 막내가 어린이집을 마치는 시간에 맞춰 퇴근할 수 있어 일과 자녀 양육을 병행할 수 있다.

스타벅스는 이런 노력을 평가받아 지난달 17일 고용창출 우수기업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김 부점장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시간선택제 워킹맘 대표’로 참석해 150여명의 정·관계 인사와 기업 대표들 앞에서 소감을 발표했다. 그는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고 있지만 육아와 가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리턴맘 프로그램 같은 제도가 많이 생겨 워킹맘이 전문성을 잃지 않고 일과 가정 모두 돌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