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현수막을 찢은 60대 남성이 우연히 도박 현행범으로 경찰서에서 조사받고 귀가하다가 이를 눈여겨본 형사에게 붙잡혔다.

지난달 31일 오후 2시 30분께 부산 중구 중앙동 부산우체국 앞 대로변에 걸린 선거 현수막이 예리한 물건에 수차례 찢긴 것을 순찰 중인 경찰이 발견했다.

부산 중·영도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이선자 후보가 내건 현수막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경찰은 누군가 고의로 현수막을 훼손한 것으로 보고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확보해 분석작업에 들어갔다.

경찰은 당시 부산우체국을 출입한 한 남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파악하고 2일 영장을 발부받아 신원확인 절차에 착수했다.

그러던 중 사건 담당 형사는 경찰서에서 어디서 본 듯한 낯익은 남성을 발견했다.

이 남성은 이날 중구 연안부두 옆 공원에서 도박한 혐의로 붙잡혀 조사를 받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형사는 이 남성의 인상착의가 CCTV 영상에 본 현수막 훼손범과 똑같자 추궁해 자백을 받아냈다.

경찰에 붙잡힌 이모(64)씨는 "대통령을 무시하는 듯한 현수막 내용에 화가 나서 칼로 현수막을 찢었다"고 진술했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win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