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 120여명이 31일 오후 김포공항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SNS 댓글에 대한 조양호 회장의 사과와 2015년 임금협상 타결을 촉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는 대한항공 조종사새노동조합(KAPU)이 개최하고 조종사노조(KPU) 노조원들이 함께 참여했다.

작년 말 기준 새노조 조합원은 760명, 기존 노조 조합원은 1천85명이다.

앞서 새노조 집행부는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조양호 회장이 '조종사가 뭐가 힘드냐'는 취지의 SNS 댓글로 파문이 일자 행동에 나선 것이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김모 부기장이 '여객기 조종사들이 비행 전에 뭘 볼까요'라며 비행 전 수행하는 절차를 조목조목 짚어보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자 "아주 비상시에만 조종사가 필요하죠. 과시가 심하네요" 등의 댓글을 달았다.

조종사 노조는 조 회장을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고소하겠다며 지난 23일부터 조종사들의 탄원서를 받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임금교섭 재개 결정으로 노사 양측 상견례가 있었고 오는 4월7일 노사실무 교섭이 예정돼 있다.

대한항공은 '회사는 적자! 회장만 흑자!' 등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부착한 조종사 20명에 대한 징계심사 결과와 운항거부를 이유로 파면결정을 받고 재심사를 받은 박모 기장에 대한 결과 통보를 보류하고 있다.

노사 교섭이 진행 중이고 SNS파문에 따른 여론악화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강경 대응은 미루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스티커 부착이 명예훼손이라며 조종사노조 집행부는 물론 지난 8일 조종사 20명도 서울 강서경찰서에 고소했다.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전날 강서경찰서에 출석해 피고소인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다른 기장들이 추가로 고소된 사실을 확인했다.

조종사노조는 다음주부터 영문으로 작성한 배너도 부착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