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심야 콜버스 5월부터 달린다
승차 거부 없는 심야 대중교통으로 주목받고 있는 콜버스가 5월부터 서울 강남권역에서 밤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운행된다. 그동안 심야 콜버스 운행시간 및 구역을 두고 대립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콜버스랩과 서울법인택시조합은 강남·서초·송파구 등 서울 강남권역에서 약 2개월간 시범 운행에 합의했다고 31일 밝혔다.

택시조합과 콜버스랩은 13인승 버스로 개조된 현대자동차 쏠라티 20여대로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동안 콜버스랩은 심야 콜버스를 오후 10시부터 운행하겠다고 주장했지만 심야 택시 승객을 뺏길까 우려한 택시조합은 0시부터 영업해야 한다고 맞섰다. 택시업계는 또 운행 지역도 서울 전역이 아니라 일부 지역으로 한정해 시범적으로 운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양측은 약 2개월간 심야 콜버스 시범 운행 결과를 바탕으로 운행시간·구역을 재협의할 계획이다.

콜버스는 대중교통이 끊긴 심야 시간에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비슷한 방향으로 가는 사람을 모아 함께 이동하는 일종의 ‘카풀’ 서비스다. 지난해 12월부터 콜버스랩이 강남구와 서초구 일부 지역에서 전세버스를 활용해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혁신적인 교통수단으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심야 승객 이탈을 우려한 택시회사들이 단속을 요구하면서 합법 논란에 휩싸였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심야 콜버스를 허용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하지만 택시회사와 노선버스 사업자에게만 심야 콜버스 운행 면허 자격을 부여해 논란을 불렀다. 형식적으로는 심야 콜버스를 허용했지만 실제로는 기존 운수사업자의 기득권을 지키는 데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콜버스랩이 택시조합과 손잡고 심야 콜버스 운행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2개월가량 시범 운행한 뒤 본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일반 택시와 달리 고가의 13인승 쏠라티 차량을 이용하기 때문에 사업성을 보장하기 위해선 본 사업 개시와 함께 운행시간과 지역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경기 일산이나 분당에서 콜버스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경기도는 물론 시외버스 업체와도 협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심야 콜버스가 기존 대중교통 체계에 새롭게 들어가는 만큼 기존 사업자들이 받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