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콜버스 운영사 합의…강남권역서 20대로 시범사업

심야콜버스가 다음 달부터 서울 강남에서 밤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운행될 전망이다.

서울 심야콜버스 운행구간·시간을 두고 대립했던 택시업계와 운영사가 '밤 11시 운행 시작'에 사실상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법인택시조합은 이르면 다음 달 중순부터 심야콜버스를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권역에서 오후 11시부터 오전 4시까지 시범 운행하는 것으로 콜버스 운영사 콜버스랩과 합의했다고 31일 밝혔다.

콜버스랩 박병종 대표도 "운행시간과 구간을 두고 택시업계와 합의를 거의 마친 것은 맞다"고 말했다.

서울법인택시조합 관계자는 "13인승 쏠라티 콜버스가 현재 주문에 들어가 4월 중순이 돼야 20대가 마련된다"며 "20대로 2∼3개월 동안 시범 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심야콜버스를 운영할 택시업체들이 직접 콜버스 차량을 구매해 사업하는 것이니 본사업 이전 시범 사업은 필수"라며 "서울 전역에서 운행하려면 수백 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야 콜버스 사업은 택시업계와 운영사의 대립으로 무산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그동안 콜버스랩은 심야콜버스 운행을 오후 10시부터 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택시조합과 노조는 오전 0시부터 영업해야 한다며 맞섰다.

콜버스랩은 또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일대에서 심야 콜버스를 운행하겠다고 했지만, 택시조합은 지역을 제한해 시범 운행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울시는 오후 11시부터 승차거부가 증가하기 때문에 오후 11시에 운행을 시작하자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택시승차거부율은 오후 11시 16%로 상승하고 오전 0시 22%로 올라간다.

심야콜버스가 기존의 버스나 택시 등이 서비스하지 못하는 대중교통 '사각지대'를 채워주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버스·지하철 운행시간과 겹치는 오후 10시부터 운행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시는 약 2개월간 강남권역에서 심야콜버스 시범운행을 한 뒤 이를 바탕으로 추후 운행시간·구간을 협의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경기도 일산이나 분당에서 콜버스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경기도는 물론 시외버스업체와도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남 권역으로 심야콜버스 운행 지역을 제한한 것은 강남 인근서 일어나는 택시 승차 거부 대다수가 단거리 승객들에게 집중되기 때문이다.

시는 심야콜버스가 단순히 개인 사업이 아니라 서울시 대중교통체계와 시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시는 기존 대중교통체계에 심야콜버스가 새롭게 들어오는 만큼 기존 사업자들이 받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토부는 콜버스 사업자를 기존의 버스와 택시업체로 한정했다.

이에 콜버스랩은 택시업계와 손잡고 사고율이 높은 전세버스 대신 별도로 개조한 13인승 승합차를 도입해 운행하기로 합의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최평천 기자 p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