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홀드런 美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 KAIST 특강
존 홀드런 미국 대통령 과학보좌관 겸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 실장(사진)이 30일 대전 KAIST를 찾아 교수와 학생 300여명을 대상으로 특별강연을 했다. 미국 과학기술 정책을 총괄하는 장관급 인사가 KAIST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홀드런 실장은 이날 “세계는 전염병의 대유행(팬데믹)과 기후변화 문제, 핵과 생화학 공격에 직면해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과학기술을 통한 문제 해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한국의 미래창조과학부와 같은 과학기술 전담 부처가 없다. 대신 백악관 OSTP 실장이 미래부 장관 역할을 하고 있다. 핵 물질과 군축분야 전문가인 홀드런 실장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1년부터 하버드대 지구행성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회장, 영국왕립학회원 등을 역임했다. 클린턴 정부에선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PCAST) 자문위원을 지냈고 2009년부터 오바마 대통령 과학보좌관 겸 OSTP 실장을 맡아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직후미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과학기술과 혁신이란 카드를 꺼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가장 먼저 최고 과학자로 드림팀을 꾸렸다. 홀드런 실장은 “오바마 대통령은 노벨상 수상자 5명을 에너지 보좌관과 미국 환경청, 미국 해양대기청(NOAA) 등 주요 기관 수장에 임명하고 최근에는 실리콘밸리 출신의 연구자를 국가 최고기술책임자(CTO)와 국가데이터과학자로 앉혔다”고 말했다.

그는 “기초과학 투자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 강화, 연구 인프라 구축은 오바마 정부의 혁신 정책을 뒷받침하는 세 가지 요소”라며 “오바마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과학기술을 통한 혁신에 강력한 의지를 지녔다는 점에서 매우 닮았다”고 했다.

홀드런 실장은 이날 강연에 앞서 오준호 KAIST 기계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휴보랩을 찾았다. 두 발로 걷는 인간형 로봇인 휴보는 지난해 미 국방고등연구기획청(DARPA)이 연 재난 로봇대회에서 세계 정상급 팀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휴보가 움직이는 모습과 젊은 연구자들의 넘치는 열정이 인상적이었다”며 “한국과 미국은 이달 30~31일 열리고 있는 한미과학기술공동위원회에서 로봇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