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리사회가 내홍에 휩싸였다. 젊은 변리사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뒤 지난 22일 취임한 강일우 신임 회장의 해임 여부를 묻는 임시총회를 소집하고 나섰다.

대한변리사회는 다음달 4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임시총회를 열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현 회장의 해임을 묻는 임시총회를 여는 것은 변리사회 사상 처음이다. 비대위는 지난 14일 변리사 653명의 서명을 받아 임시총회 소집을 요청했다. 주요 안건은 △회장 및 임원 재신임 △업무대행 및 임시집행부 선임 △대한특허변호사회 임원 등 변리사회와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회원의 의결권 제안 등이다.

이번 총회 소집은 지난달 치러진 38대 회장 선거의 여파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회장은 상대 후보를 50표 차로 꺾고 당선됐다. 투표일에 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장과 김승열 대한특허변호사회장 등 변호사 출신 변리사 58명이 투표를 했다. 그동안 변호사 출신 변리사는 통상 10명 정도가 투표에 참여했는데 이번에는 대거 투표에 나서면서 변호사들의 표가 당락을 결정한 것이다.

강 회장 아들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재학 중이란 사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져나가 갈등에 불을 지폈다. 업계에선 강 회장이 변호사의 변리사 활동에 상대적으로 유연한 시각을 갖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변호사단체와 직역을 놓고 갈등 중인 변리사들이 반발하고 나선 이유다.

비대위는 “강 회장이 변리사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대변할 것이라고 신뢰할 수 없고 변리사의 수습교육 방안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할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선거는 변호사들의 투표로 결과가 갈린 만큼 절차적 정당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변리사회 측은 “변리사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절차에 문제가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고 반박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