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도서 대출실적을 부풀린 전·현직 공공도서관 직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창원서부경찰서는 공전자기록 위작 등 혐의로 도서관장 안모(58·여)씨 등 3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은 창원의 한 도서관에서 근무하고 있거나 근무했던 공무원들로 2010년 7월부터 작년까지 책 63만여권을 대출한 것처럼 코라스(KORAS. 도서대출프로그램)에 거짓 정보를 입력·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본인 동의 없이 도서관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4천180회에 걸쳐 도서 허위대출 실적에 이용한 이모(36·여)씨 등 5명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산하 부서와 직속기관을 대상으로 한 창원시 성과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내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에는 도서관 소속 현직 공무원뿐만 아니라 인사발령 등으로 자리를 옮긴 공무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부터 시는 평가 결과를 성과연봉이나 성과상여금 등과 연계활용하고 있는데 그중 '1인당 도서 대출권수'는 도서관 소관 성과평가 시스템(BSC)의 주요 평가 항목 중 하나다.

도서관의 대출 실적이 높아질수록 담당 공무원 평가도 함께 좋아지는 시스템이다.

사건은 도서 대출 목록에 자신들이 빌린 책보다 더 많은 책을 빌린 것으로 기록된 것을 이상하게 여긴 도서관 회원들이 경찰에 수사의뢰하며 알려지게 됐다.

이들은 "도서관에 발령을 받을 때부터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일이라 범죄라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다른 도서관에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수사할 방침이다.

(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home12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