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부분이 결핵균
붉은 부분이 결핵균
보건복지부는 결핵예방의 날인 지난 24일 ‘결핵 안심 국가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학생과 만 40세 국민, 징병 신체검사 대상자 등에게 무료 잠복 결핵(결핵균에 감염됐지만 발병하지 않은 상태) 검사와 치료를 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국내 결핵 관련 주요 지표를 선진국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정부가 결핵과의 전쟁을 선포한 셈이다.

한국은 결핵 후진국이다. 인구 10만명당 결핵환자 발생률(86.0명), 유병률(101.0명), 사망률(3.8명)이 모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가장 높다. 결핵은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감염 질환이다. 의학기술이 발달한 최근까지도 여전히 무서운 질병으로 꼽힌다.

결핵균에 감염되면 잦은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생긴다. 열이 나고 식은땀을 흘리며 쉽게 피로를 느끼고 체중이 줄어드는 등의 증상이 추가로 나타날 수 있다. 감기몸살과 증상이 비슷하다. 이 때문에 심하지 않은 질환으로 잘못 알고 방치하다가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는 환자가 많다.

2주 이상 기침과 가래가 계속되고 약을 먹어도 소용없다면 결핵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폐결핵이 가장 많지만 흉막, 림프샘, 척추, 뇌, 위장, 신장 등 인체 모든 기관에 결핵이 생길 수 있다. 결핵환자와 접촉한 사람의 30% 정도가 결핵균에 감염되고 그중 10% 정도가 발병한다. 폐결핵은 흉부촬영과 객담 도말검사, 배양검사 등을 통해 진단한다.

폐결핵을 앓은 환자는 폐 기능이 떨어지거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호흡기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 박인원·정재우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팀이 폐결핵 진단을 받은 적 있는 40세 이상 남녀 822명을 분석했더니 폐결핵에 걸린 적 있는 사람 29.1%가 COPD를 앓고 있었다. 폐결핵 감염 경험이 없는 사람 중 COPD를 앓고 있는 비율은 12.3%에 불과했다. 폐결핵 감염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기침과 호흡기 질환 증상으로 인한 활동 제한이 컸다. 삶의 질도 떨어졌다.

결핵은 공기 중으로 전파되기 때문에 예방이 쉽지 않다. 감염성 결핵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받도록 해 전파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후 1개월 안에 BCG 예방접종을 해 소아결핵을 미리 막아야 한다.

결핵은 면역력과 깊은 연관이 있다. 이 때문에 면역이 약한 노인층에서 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청소년 대학생 직장인 등 젊은 환자도 많다. 학업 스트레스 다이어트 술 담배 등 생활습관 변화와 불규칙한 식사가 원인이다.

결핵 환자라면 고열량, 고단백, 고지방 식이요법이 필수다. 적당한 당분과 충분한 무기질, 칼슘, 비타민 등을 고루 섭취해야 한다. 커피나 술은 피하고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여성이라면 무리하게 다이어트하는 것보다 운동과 식이요법을 하면서 영양 불균형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