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로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디지텍시스템스에서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전직 금융감독원 간부가 구속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박길배)는 금감원 부국장(2급)을 지낸 강모씨(60)를 알선수뢰 등의 혐의로 지난 25일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터치스크린 생산업체인 디지텍시스템스는 2013년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국민은행 등에서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불법 로비를 벌인 정황이 포착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본지 3월23일자 A1면 참조

2013년 코스닥 종목인 디지텍시스템스 주식 6000만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던 강씨는 주가가 급락하자 당시 이 회사 회장 유모씨에게 손실액 보전을 요구해 9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 대가로 강씨는 디지텍시스템스에 대한 금감원 조사를 무마해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금감원은 이 회사의 분식회계 의혹 등에 대해 특별 회계감리를 벌이고 있었다. 강씨는 지난해 6월 금감원 저축은행감독국 부국장을 끝으로 퇴임했다. 검찰은 강씨가 금감원 조사 무마 압력을 행사했는지 밝히기 위해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