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근로자 노인 41% 청소·경비 업종에 종사…휴가·재해보상도 없어

일하는 서울 노인들은 평균적으로 최저임금도 못 받는 등 열악한 근로 환경에 놓인 것으로 조사됐다.

윤민석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4일 '일하는 서울 노인의 특성과 정책방향' 정책리포트에서 지난해 서울시에 사는 만 65세 이상 일하는 노인 1천명을 조사한 결과 임금 근로자 노인이 법정 근로시간보다 오래 일하며 최저임금도 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임금 근로자 노인의 평균 근로시간은 하루 12.9시간이고 월 평균 임금은 122만 8천원이다.

시간 당 임금이 5천457원으로 당시 최저임금(5천580원)보다 낮았다.

일반 임금 근로자 월 평균 임금(320여만원, 2014년 기준)의 절반도 못받는 셈이다.

노인 임금 근로자의 일자리는 85.4%가 경비와 청소, 가사도우미, 운전사 등 단순 노무직에 집중돼있다.

서울은 인구의 12%가 만 65세 이상 노인이고, 그 중 40%가 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하는 노인의 62%가 생계 때문에 일하고 있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7.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높고 65세 이상 경제활동 참가율은 30.1%로 아이슬란드에 이어 2위인 상황이다.

노인 임금 근로자 30.4%는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고, 57.1%는 근로 기간을 정하지 않는 등 근로기준법상 권리를 누리지 못했다.

노인들은 휴가나 재해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특히 노인 임금 근로자 41%가 종사하는 청소·경비업종은 근로 환경이 더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근로시간이 18.26시간이고 근로시간과 휴식시간, 식사시간 등에 관한 지침이 없다.

월 평균 임금은 약 131만원이다.

자영업자도 하루 평균 10.9시간 일하고 159만 3천원을 버는 데 그쳤다.

노인 자영업자는 36.8%가 매장 판매직, 5.3%가 노점이나 방문판매직 등이다.

그런데도 일하는 노인들의 만족도는 65% 수준으로 높다.

일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쁜 것이다.

윤 부연구위원은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로 이원화된 노인 관련 중앙정부 사업을 서울시 차원에서는 통합해야 한다면서 만 65세 이상도 고용·산재보험에 가입하는 규정을 만드는 등 일하는 노인을 위한 제도 개선을 중앙정부에 건의하라고 제안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