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입원병원 위치 지자체 "감염 위험 없다…유충방제만 시행"

한국 첫 지카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와 전국 지자체가 지카 바이러스 방역대책 강화에 나섰지만, 정작 확진자 입원병원이 있는 지역에서는 성충 모기 방제 등 추가 대책을 시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동구는 23일 "지카 바이러스 확진자가 관내 대학병원에 이송돼 입원 치료 중이지만, 지난 3월부터 시행하던 유충방제를 지속할 뿐 성충 모기 방역 등 추가 방제를 시행할 계획은 당분간 없다"고 밝혔다.

이는 첫 지카 바이러스 확진 판정자가 나온 전날 행정자치부가 "전국적으로 지카 전파모기 박멸작전을 전개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타 지자체가 추가 방제 대책을 마련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선 것과 대비된다.

동구 방역담당 부서는 "메르스와는 달리 전염 위험성이 없고 모기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가 아니다"며 "모기 성충 방역 등은 5월께부터나 집중적으로 실시할 계획으로 확진자가 우리 지역으로 이송됐다고 해도 추가 방역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사정은 인근 다른 기초자치단체도 마찬가지다.

북구도 "유충방제는 오늘도 실시하지만, 분무 소독 등 모기 성충을 대상으로 한 방제는 인력부족으로 당분간 실시할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통계로는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인 흰줄숲모기 비율은 2.8% 미만으로 개체 수는 매우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기 성충이 집중적으로 활동하는 시기가 아님에도 타 지자체가 공격적인 방제에 나선 것은 모기 물림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만약의 가능성을 없애려는 의도다.

그러나 정작 확진자가 위치한 지역 지자체가 소극적인 대처로 일관하는 배경은 인력부족이다.

동구는 "성충 방제를 위한 방역 작업은 민간 위탁 방식으로 해야 하는데 현재로써는 유충 방제 인력 2명만 채용한 상태다"고 밝혔다.

북구도 "보건소 자체 장비로는 방역작업에 한계가 있어 위탁업체 선정과 담당 직원 채용 절차를 거친 4월 말께나 성충 모기 방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동구의 주민 유모(25·여)씨는 "지카 바이러스의 전염 위험성이 낮다는 것을 알지만, 지자체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모기를 잡아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pch8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