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창립 49주년 기념식이 22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렸다. 김용원 대우인회 회장(왼쪽부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정희자 아트선재센터 관장, 장병주 대구세계경영연구회장이 기념떡을 자르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대우 창립 49주년 기념식이 22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렸다. 김용원 대우인회 회장(왼쪽부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정희자 아트선재센터 관장, 장병주 대구세계경영연구회장이 기념떡을 자르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베트남과 미얀마, 인도네시아에서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대우 창립 49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영상이 재생되자 한 노신사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청년들의 모습에 박수까지 치며 기뻐하는 이 노신사는 다름 아니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김 전 회장은 22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대우 창립 49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2주 전 귀국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베트남과 미얀마, 인도네시아에서 청년 사업가를 양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며 “대우인 여러분도 관심을 갖고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과 미얀마, 인도네시아에서 세계 청년 사업가 양성 프로그램인 ‘글로벌 YBM(young business manager·청년 사업가)’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인재 양성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으로 2012년부터 시작한 사업이다. 옛 대우 임직원 모임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운영을 맡고 있다. 대학 졸업생을 대상으로 약 1년간 비즈니스 교육을 한 뒤 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나 외국 투자 기업으로의 취업을 알선해준다. 현재까지 43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프로그램이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면서 올해는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사람을 키워야 발전할 수 있다”며 “20년 뒤에는 20만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오는 29일 미얀마로 출국해 글로벌 YBM 수료식에 참석한 뒤 태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태국에서도 글로벌 YBM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직접 현장을 챙긴 뒤 내달 초 베트남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대우인회와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소속 300여명이 참석했다. 김 전 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대우가족의 노래’를 함께 부르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김 전 회장은 “대우가 부활해 명예를 회복하고 보폭을 넓혀가는 게 소망”이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의 인재 양성 도전기는 조만간 ‘한번도 가지 않은 길로 가라’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된다. 박영렬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가 집필을 맡았고 한경BP가 펴낸다. 박 교수는 이날 행사에 참석해 “책을 판매한 수익금은 글로벌 YBM 출신 청년들을 위한 창업펀드를 조성할 때 쓸 종잣돈으로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정지은/남윤선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