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게해 헤엄쳐 건넌 시리아 소녀, 난민 대표로 리우 올림픽 출전
“난민이 나를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바라는 것은 우리가 고향을 떠났지만 그래도 훌륭한 일을 할 수 있다고 그들에게 힘을 주는 것뿐입니다.”

유럽을 향해 지중해를 필사적으로 헤엄쳐 건넌 10대 시리아 난민 소녀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도전하고 있다. 유스라 마르디니(18·사진)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이번 올림픽에 출전시킬 ‘난민 대표팀’의 후보로 선정한 43명 중 한 명이다. 앞서 IOC는 난민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이번에 난민 대표팀 5~10명을 내보내기로 했다. 오륜기를 달고 출전할 난민 대표팀 명단은 오는 6월 확정된다.

조국 시리아에서 마르디니는 언니 사라(20)와 함께 촉망받는 수영선수였다. 내전이 시작되자 마르디니의 부모는 두 딸이 수영을 계속할 수 있도록 이사를 다녔지만 전쟁은 점점 격해졌고 자매는 결국 고향 땅을 등지게 됐다.

자매는 지난해 8월 다마스쿠스를 떠나 레바논, 터키를 거쳐 그리스행 배에 몸을 실었다. 작은 고무보트에는 난민 20명이 꽉 들어찼다. 바람이 휘몰아치는 바다에서 침몰하지 않기 위해 모든 난민의 짐을 바다에 내던졌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자매는 바다로 뛰어들었다. 수영할 줄 아는 다른 난민 1명까지 3명은 보트 끝을 붙잡고 헤엄쳤다. 3시간 반 만에 자매는 보트는 함께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무사히 닿았다.

자매는 오스트리아를 거쳐 독일에 도착했다. 난민 쉼터의 이집트인 통역사는 자매를 현지 수영클럽에 소개했다. 처음에는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했지만, 코치는 마르디니의 기량과 집중력에 주목해 리우 올림픽으로 도전 시기를 앞당겼다. 마르디니는 200m 자유형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마르디니는 “일생의 기회, 정말로 좋은 기회이니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선수가 올림픽에 가기를 꿈꾸며 시리아 국기이든 오륜기이든 중요치 않다”고 강조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