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곳 중 13곳 납 KS기준 넘어…최대허용량보다 1.24배 노출
우레탄 트랙에 앉지 않고 활동 후에는 꼭 손 씻기 중요

초등학교에 설치된 상당수 우레탄 트랙에서 기준치를 넘는 납 성분이 검출됐다.

또 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은 환경호르몬도 트랙과 인조잔디에서 검출됐다.

환경부는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서울과 수도권 초등학교 30곳의 운동장 인조잔디와 우레탄 트랙의 중금속 실태를 조사한 결과, 트랙 25개 중 13개에서 한국산업표준(KS) 기준치 90mg/kg을 넘는 납이 검출됐다고 22일 밝혔다.

조사대상 학교 30곳 중 25곳은 인조잔디와 우레탄 트랙이 모두 설치돼 있었고 5곳은 인조잔디만 있었다.

환경부는 납, 카드뮴, 크롬 등 6가지 중금속과 환경 호르몬인 프탈레이트 7종의 함유량을 조사했다.

우레탄 트랙은 최근 제품일수록 납 성분이 적었지만 2010년 11월 KS 기준 제정 이후 설치된 15곳 중 6곳에서도 납이 검출됐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전국 초등학교 6천11곳 중 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곳은 1천323곳, 인조잔디가 설치된 곳은 795곳이다.

운동장 실태를 조사한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임영욱 교수는 "우레탄을 빨리 굳혀 시공 기간을 줄이려고 나쁜 성분을 쓴다"며 "트랙에서 활동한 뒤 손을 씻기만 해도 납 성분이 몸에 들어오는 것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프탈레이트 7종 중에는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하려고 첨가하는 디에틸핵실프탈레이트(DEHP) 1종이 인조잔디와 우레탄 트랙에서 모두 검출됐다.

프탈레이트는 KS 기준치가 없다.

환경부는 초등학교 30곳의 어린이 93명을 대상으로 우레탄 트랙이나 인조잔디에서 노출될 수 있는 유해물질 12종의 위해성을 평가한 결과, 디에틸핵실프탈레이트와 납의 위해성이 일부 우려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93명의 평균 디에틸핵실프탈레이트 발암위해도는 3.29×10만분의 1로, 평생 노출됐을 때 10만명당 1명이 암에 걸릴 확률인 1×10만분의 1을 초과했다.

납 위해도는 평균 1.24로, 일일 최대허용량보다 1.24배 많이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교육부에 우레탄 트랙 바닥에 앉지 않기, 야외활동 후 손 씻기 등 어린이 행동요령 교육을, 국가기술표준원에는 프탈레이트 기준치 설정을 요청했다.

서흥원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과장은 "어린이 생활유형을 정밀하게 분석한 후 추가 관리가 필요한 시설은 세부 실태 조사와 관리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mino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