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암매장한 계부 진술 따라 진천 야산서 수습 나서

네 살배기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친모와 의붓아버지에 대한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낸다.

'청주 4세 여아 암매장 사건'을 수사하는 청원경찰서는 21일 오전 10시부터 진천군 야산에서 5년 전 암매장된 안모양 시신 수습 작업을 재개한다.

경찰은 계부 안모(38)씨의 진술을 토대로 지난 19일에 이어 이날 진천군 백곡면 갈월리 야산 일대를 샅샅이 수색할 예정이다.

경찰은 안씨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로 지난 20일 시신 수습을 잠시 중단했다.

암매장 위치를 찾아 시신을 수습하는 것은 범행 당사자인 안씨가 동행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수색에서는 방범순찰대원, 경찰 등 60여명과 굴착기를 동원해 안씨가 지목한 6곳을 팠지만, 안양의 시신을 찾지 못했다.

애초 암매장 장소가 안씨의 고향이라는 점에서 시신을 빨리 수습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주변 지형이 일부 바뀌어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

경찰은 시신 수습이 수사의 최대 관건인 만큼 21일 다시 안씨를 대동, 그가 지목하는 곳을 굴착기와 삽으로 파는 방법으로 시신을 찾을 계획이다.

대전경찰청으로부터 수색견 2마리를 지원받아 수색 작업 현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경찰 수사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이는 안양의 친모 한모(36)씨의 시신 부검도 이뤄진다.

한씨는 안양이 입학한 뒤 3년째 등교하지 않는 것을 수상히 여긴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 18일 오후 9시 50분께 자택에서 번개탄을 피워 놓고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한씨가 '가족에게 미안하다.

나 때문에 우리 아이가 죽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겨 놓은 것으로 미뤄 죄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이날 오전 한씨의 시신을 부검한 뒤, 유족에게 인계할 방침이다.

경찰 조사 결과 안양은 2011년 12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물을 받아놓은 욕조에서 엄마 한모에게 가혹 행위를 당해 숨진 뒤 부모에 의해 진천 야산에 암매장된 것으로 파악된다.

안씨는 경찰에서 "오전 8시에 출근했다가 오후 9시에 퇴근했는데 그 사이 아내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 딸의 머리를 몇 번 담갔는데 숨졌다'고 했다"며 "시신을 집 베란다에 이틀동안 놔뒀다가 아내와 함께 진천 야산에 묻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지난 20일 계부 안씨를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jeon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