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공장 내 발암물질을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회사는 노조에 임금피크제 조기 확대를 요구하는 한편 영업직 저(低)성과자에 대한 논의도 요청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공동교섭, 임금체계 개편 등 수많은 난제가 산적한 올해 임금협상을 앞두고 ‘샅바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4~18일 홈페이지에 ‘발암물질 사용 이력 조사사업’ 입찰 공고를 냈다. 발암물질 조사 사업을 할 수 있는 연구소·단체 등을 대상으로 3000만원짜리 용역 입찰을 한다는 내용이다. 자동차 공장에서는 열처리, 도금 등의 과정에서 니켈, 크롬 등 환경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있는 발암성 물질을 취급한다. 이 때문에 환경부는 매년 대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정기검사를 하며, 불시 점검도 병행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발암물질 등 위험 요소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환경부 검사에서도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임금피크제를 즉시 확대하자”고 지난 17일 노조에 제안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교섭에서 ‘임금피크제 확대는 2016년 교섭에서 합의해 시행한다’고 결정했다. 임금피크제를 더 이른 시점에 시작해 그 재원으로 청년 고용을 늘리자는 게 회사 측의 요청이다.

회사는 또 노조에 영업직 저성과자에 대한 생산성 향상 프로그램 시행 등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영업직 직원으로 구성된 노조 판매위원회는 이에 반발해 17일 서울 대치동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앞에서 집회를 벌이는 등 투쟁에 들어갔다.

현대차 노사의 최근 공방은 통상 6월부터 시작하는 임금협상에 앞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노조는 그룹 내 다른 계열사 노조들과 함께 올해 임단협 교섭과 단체행동을 공동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