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 허위 입학 의사만 믿고 학적 부여…'정원 외' 관리하고도 보고 누락
도교육청, 경찰에 신고한 초·중생 8명 소재·안전 확인에도 주력

충북도교육청이 청주 '욕조 학대 4살 딸 암매장 사건'과 관련 장기 결석(미취학) 학생 재조사에 나선다.

엄마 한모(36·지난 18일 자살)씨는 2014년 이미 숨진 딸 안모 양을 입학시키겠다고 거짓말을 해 A초등학교의 학적에 딸의 이름을 올렸다.

가혹 행위를 해 숨진 딸의 시신을 유기한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서였다.

학교 측은 안 양이 입학을 하고도 장기 결석을 하자 '정원 외 관리' 대상으로 삼았으나 정작 도교육청에는 이런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안 양은 도교육청의 미취학 아동 관리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다.

교육당국이 안 양을 제대로 관리했다면 이번 사건이 더 일찍 확인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안 양 사망 사건으로 장기 결석 학생 관리에 허점이 드러나자 도교육청은 오는 21일 장기결석 및 미취학자 초등학생, 장기결석 및 미진학 중학생 보고 누락자가 더 있는지 일제 점검하기로 했다.

도교육청은 안 양처럼 일선 학교가 보고하지 않은 사례가 있으면 즉각 소재 파악에 나서고, 필요한 경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20일 "내일 도내 모든 초·중학교에 공문을 보내 보고를 누락한 학생이 있는지 입체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양은 5년 전인 2011년 12월 만 4세의 나이로 숨졌지만, 기록상으로는 2014년 A초등교에 입학한 '학생'으로 등록돼 있다.

어머니 한씨가 그해 딸 앞으로 취학통지서가 나오자 버젓이 학교에 가서 입학 의사를 밝혔고, 학교 측이 반 배정과 함께 안 양을 입학 처리했다.

학교 측은 입학한 안 양이 등교하지 않자 출석 독촉, 내용증명 발송에 이어 유예 및 정원 외 관리 처분했으나 이런 사실을 도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았다.

결국 충북도교육청은 지난해 12월 조사에서 7일 이상 무단 결석하거나 3개월 이상 장기 결석해 정원 외로 관리하는 초등학생이 없다고 발표했다.

도교육청 감사관실은 이와 관련해 해당 학교를 상대로 감사를 벌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도교육청은 지난달부터 각종 사유로 유예 및 정원 외 관리되는 중학생 120여명과 미취학 초등학생 11명의 명단을 학교별로 넘겨받아 주민센터와 함께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는데 안 양의 명단은 여기에도 없었다.

도교육청은 21일 종료되는 이번 조사 기간 소재가 불분명한 초등학생 1명과 중학생 7명 등 8명을 경찰에 신고했다.

도교육청은 경찰과 함께 이들 학생 소재와 안전상태를 확인하는 데도 집중할 계획이다.

8명 가운데 초등학생은 부모가 수배자로 도피 중이어서 소재 파악이 안 되고, 중학생들은 대부분 가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중학생은 부모나 친구와 연락을 주고받지만, 일부는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