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 하이 "인공지능 다음단계는 소셜 로봇"
“인지 컴퓨팅 진화의 다음 단계는 인간과 소통하는 ‘소셜 로봇’이 될 것입니다.”

롭 하이 IBM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는 17일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로봇은 인간의 어조와 표정에서 성격, 감정상태를 알아채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이 가능해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이 CTO는 AI의 발전된 형태로 IBM 인지컴퓨팅 시스템 ‘왓슨’을 적용한 소셜 로봇 ‘나오(Nao)’를 소개했다. 나오는 사람과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춤을 추는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도 갖췄다. IBM 왓슨은 컴퓨터 언어뿐 아니라 인간의 언어까지 이해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처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IBM의 또 다른 소셜 로봇 ‘코니’는 미국 버지니아주 힐튼맥린호텔에서 시범적으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호텔 주변 맛집, 쇼핑 정보 등과 관련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하이 CTO는 “5~10년 동안 정보기술(IT) 관련 투자가 AI에 집중될 것”이라며 “인지 컴퓨팅의 연구가 인간의 지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승리한 구글 AI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에 대해선 “구글은 AI 스스로가 의사결정이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더 잘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개발한 IBM 왓슨과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지능정보기술연구소’가 제대로 성과를 내기 위해선 “장기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이 CTO는 “AI 관련 인적 자원을 육성하기 위해선 시간이 걸린다”며 “한국은 제조업에서의 우위를 유지하면서 로봇 공학에서 시장을 주도할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 CTO는 IBM의 서비스 지향 아키텍처(SOA)와 웹스피어 앱(응용프로그램) 서버 설계를 주도했다. 2012년부터 왓슨 연구를 총괄 지휘하고 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