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론' 대가 섀플리 UCLA 명예교수 별세
게임이론의 대가이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이드 섀플리 미국 UCLA 명예교수가 지난 12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그는 1923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천문학자 할로 섀플리의 아들로 태어났다. 하버드대 수학과에 재학 중이던 1943년 2차 세계대전에 참전, 중국 청두에 주둔한 미 육군항공단에 복무하며 일본군 암호를 해독한 공로로 미 정부로부터 동성훈장을 받았다. 이후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프린스턴대에서 수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랜드연구소에서 수학연구원을 거쳐 1981년부터 UCLA 교수로 일했다.

섀플리 명예교수는 자원의 합리적 배분에 대해 논한 ‘섀플리 값’으로 고(故) 존 내시 프린스턴대 명예교수와 더불어 게임이론 1세대 연구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또 동료 수학자 데이비드 게일(2008년 별세)과 함께 수리경제학 이론과 게임이론을 결합한 ‘게일-섀플리 알고리즘’을 정립했다. 1962년 발표된 이 이론은 서로를 필요로 하는 다수의 경제 주체를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방법을 연구한 것이다.

‘게일-섀플리 알고리즘’은 발표 당시 주목받지 못했지만 앨빈 로스 하버드대 교수가 50여년 만에 재조명하면서 빛을 보게 됐다. 섀플리는 2012년 로스와 함께 협조적 게임이론 관련 연구 공로로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당시 수상 소감에서 “나는 언제나 스스로 수학자라고 생각해 왔으며, 경제학 강의를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미국경제학회에선 섀플리를 “게임이론과 경제학 이론의 거인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