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결혼정보업체 듀오를 방문한 조세핀 테오 싱가포르 선임 국무장관(가운데)과 입 웨이 키앗 주한 싱가포르 대사(오른쪽)가 박수경 듀오 대표(왼쪽)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듀오 제공
15일 오후 결혼정보업체 듀오를 방문한 조세핀 테오 싱가포르 선임 국무장관(가운데)과 입 웨이 키앗 주한 싱가포르 대사(오른쪽)가 박수경 듀오 대표(왼쪽)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듀오 제공
조세핀 테오 싱가포르 선임 국무장관이 15일 서울 역삼동에 있는 결혼정보업체 듀오를 찾았다. 저출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한국 결혼정보업체에서 찾기 위해서다. 해외 장관급 인사가 국내 결혼정보업체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테오 장관은 “싱가포르는 독신자가 배우자를 찾기 위한 데이팅 서비스를 국가적으로 운영한다”며 “듀오와 같은 결혼정보업을 통한 결혼이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 쉽게 뿌리 내린 비결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1987년부터 저출산 대책을 내놓고 출산율 올리기에 고심하고 있지만 2014년 합계출산율(싱가포르 통계청 기준)은 1.25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한국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24명이었다.

테오 장관은 이 같은 저출산 문제 해결의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지난 13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싱가포르 정부 관계자는 물론 주요 일간지 기자 4명도 동행했다. 이들은 14일 보건복지부와 보건사회연구원 등을 방문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 방안을 듣기도 했다. 싱가포르 정부 관계자는 “한국이 저출산 문제에 성공했다기보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나라에서 취할 것은 취하겠다는 것”이라고 방한 배경을 설명했다.

박수경 듀오 대표와 만난 테오 장관은 “더 많은 아기가 태어나려면 더 많은 젊은이가 결혼해야 한다”며 “학업과 경력 관리에 신경 쓰는 싱가포르 젊은이들이 연애와 결혼에 좀 더 신경 쓰도록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젊은 층이 결혼 중매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였다”며 “결혼정보업체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단체미팅 파티, 컴퓨터 매칭 기술 개발 등 여러 노력을 했다”고 답했다. 박 대표는 또 “‘사랑의 스튜디오’ ‘짝’ 등 유명 TV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이 결혼 중개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것도 이유”라고 덧붙였다.

테오 장관은 듀오 측 설명을 듣고 여러 결혼정보 프로그램에 대해 물었다. 특히 커플매니저와 데이트코치의 자격 등 듀오의 인력 구조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싱가포르에서는 공무원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민간 매칭 시스템이 싱가포르에서도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테오 장관은 “싱가포르와 한국은 유교 문화 영향이 강해 결혼한 부부의 출산만 사회적으로 용인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앞으로도 공동 문제인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 양국 정부 차원에서 협력해나갔으면 한다”고 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