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주지 못해 미안해"…엄마들 500명 댓글 편지도
유족 "캄캄한 욕실서 지냈는데…유골함 밝은 곳으로 옮길것"


"원영아! 하늘나라에서는 따뜻하게 잘 지내야 해!"

14일 오후 계모로부터 '락스학대·찬물세례'를 받다 끝내 숨져 암매장 당한 신원영(7)군 유골이 안치된 경기도 평택시 청북면 평택시립추모관.
 계모로부터 학대를 받다 끝내 숨진 신원영(7)군의 유골이 안치된 경기도 평택시 청북면 평택시립추모관에 지역 주민들이 가져다 놓은 핫팩과 과자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계모로부터 학대를 받다 끝내 숨진 신원영(7)군의 유골이 안치된 경기도 평택시 청북면 평택시립추모관에 지역 주민들이 가져다 놓은 핫팩과 과자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자전거를 타며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 원영이 사진 위로 새하얀 색깔의 핫팩이 눈에 띄었다.

누군가 살아 생전 추위에 떨어야 했던 원영이를 위해 붙여 놓은 것이다.

7살 짧은 삶을 마감한 원영이는 만 4살도 안돼 계모를 만난 뒤부터 한겨울에도 얇은 옷을 입은 채 동네를 방황했고 숨지기 전 석달간 그 추운 겨울에 '욕실 감옥'에 갇혀 찬물과 락스세례를 견뎌야 했다.

끔찍한 학대 끝에 원영이가 숨졌다는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하나둘씩 추모관을 찾아 미안해하며 추모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한 추모객은 "원영아, 하늘나라에서 따뜻한 사랑 받으렴. 이승에서 있었던 일을 모두 잊고 행복하길 바랄게"라는 메시지를 남겨뒀다.

또다른 추모객은 하루 한끼도 제대로 먹지 못하며 하루하루를 버틴 원영이를 위해 초코바와 과자를 가져다 놓기도 했다.

'원영이 사건'의 피의자인 계모 김모(38)씨와 친부 신모(38)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끝난 뒤에는 평택 안중·포승지역 맘카페인 안포맘 회원 10여명이 모여 추모식을 열었다.

류정화 안포맘 류정화 대표는 "원영이에게 500명의 엄마들이 댓글로 쓴 편지를 전달했다"며 "하늘나라에서는 따뜻하기를 바란다.어른으로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고개를 떨궜다.

유족은 "원영이의 유골함을 조금 더 밝은 곳으로 옮겨다 놓을 생각이다.캄캄한 욕실에서만 지냈으니 이제라도 빛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계모로부터 학대를 받다 끝내 숨진 신원영(7)군의 유골이 안치된 경기도 평택시 청북면 평택시립추모관에 남자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장난감이 올려져 있다. 연합뉴스
계모로부터 학대를 받다 끝내 숨진 신원영(7)군의 유골이 안치된 경기도 평택시 청북면 평택시립추모관에 남자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장난감이 올려져 있다. 연합뉴스
(평택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k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