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길잡이] 수리논술이냐 과학논술이냐 선택을
이번 시간에는 지난 회에 이어서 과학논술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와 합격 사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로 한다.

10. 과학논술을 준비해야 하는 주요 대학

수리논술과 과학논술을 같이 보는 학교는 수리논술만 보는 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수리논술은 잘하는데 상대적으로 과학논술이 약한 학생은 과학논술은 안 봐도 되는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성균관대 대신에 한양대나 서강대를 선택하고, 건국대나 동국대 대신에 홍익대를 지원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다.

11. 과학논술은 어떻게 준비하는가?

[논술 길잡이] 수리논술이냐 과학논술이냐 선택을
자연계 학생이라면 고3의 1년이라는 기간에 수능, 내신, 수리논술, 과학논술 등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그러나 제한된 시간 안에 모든 것을 다 잘하기란 너무 힘들다. 실제로 상위권 대학이나 의대 등을 지원하는 학생이 아니라면 수학과 과학을 모두 잘하는 학생은 많지 않다. 예를 들어 중위권 공과대를 지원하는 학생 중 수능도 잘하고, 논술에서도 수학과 과학을 모두 잘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 만약 모두 잘하는 학생이 있다면 아마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을 지원할 것이다.

그러므로 수능과 논술 모두 완벽하게 준비하겠다는 계획보다는 수능과 수리논술, 과학논술 공부시간을 어떻게 조화롭게 분배해서 학습할지 계획하고,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 대비 효율적인 학습 전략이 중요!

이런 경우도 있다. 성균관대와 중앙대를 지원하고자 준비했는데, 6월과 9월 평가원 모의고사 점수가 충분하지 않아서 아예 지원하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상향 지원 대학이 성균관대나 중앙대라면 여름방학 이후에 과학논술을 준비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하지만 하향 지원 대학이 성균관대나 중앙대라면 고3 초기부터 바로 과학논술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합격사례 (5) 김OO, (화O고 2016년 졸업)
수능 등급: 국어 2, 수학1, 영어3, 물리1: 3, 생물1: 4, 내신 2등급
합격 대학: 이화여대 수리물리학부 / 경희대 응용물리학과


이 학생은 과학논술 과목으로 물리를 선택했고 고려대와 성균관대, 이화여대, 경희대를 지원했다. 과학논술을 내내 공부했지만 결국 고려대와 성균관대에 불합격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이 선택한 대학은 수리논술만 응시하는 이화여대였다. 학생이 내내 준비한 과학논술이 합격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결과를 놓고 볼 때 학생이 들인 시간 대비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학습 전략이었다고 볼 수 있다.

12. 과학논술 선택과목은 어떻게 결정?

수능과학과 논술과학을 꼭 일치시킬 필요는 없으나 수능과학 등급이 어느 정도 나온다면, 과학논술도 수능과 같은 과목을 선택하는 게 좋다. 학교에 따라서는 학과별로 과학과목을 지정하기도 한다. 학생이 지원하는 학과의 선택과학과 본인이 잘하는 과목을 일치시키는 것이 효율적이다. (지구과학이 선택과목인 대학은 연세대와 고려대뿐이다.)

13. 과학논술 난이도는 어떤가?

서울대(심층면접), 연세대, 고려대의 과학논술은 실제로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일찍부터 과학논술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성균관대는 과학논술이 있는 학교 중 유일하게 선택과목이 두 과목이기 때문에 성균관대 지원 학생 역시 과학논술을 일찍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이외의 대학은 과학논술 난이도가 수능과학에 비해 그렇게 어렵지 않으므로 수능 공부를 충실히 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여름방학 이후에 과학논술 공부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합격사례(6) 안OO, (숭O고 2016년 졸업)
수능 등급: 국어4, 수학4, 영어6, 물리1: 3, 지학1: 2, 내신 5점대
합격 대학: 건국대 물리학과


이 학생은 비교적 늦은 6월부터 수리논술 공부를 시작했고, 과학논술까지 할 시간적 여력이 없었다. 9월쯤 돼서 건국대 자연계 기출문제를 풀어보니 과학논술 기출문제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느껴 목표대학을 건국대로 정하고 그때부터 과학논술 공부를 시작했다. 과학논술 공부 시작이 다른 학생에 비해 상당히 늦었으나 충분히 합격할 수 있었다.

*합격사례(7) 채OO, (이O부고 2014년 졸업)
수능 등급: 국어3, 수학2, 영어5, 물리1: 1, 생물1: 3, 내신 4점대
합격 대학: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 건국대 기계공학과


이 학생은 3월부터 수리논술 공부를 시작했다가 여름방학 이후에 해당 대학 기출문제를 풀어보면서 과학논술을 공부했다. 평상시 수능과학 실력이 탄탄했던 학생으로, 각 대학의 논술고사 직전(9·11월)에 집중적으로 과학논술을 공부해 합격한 사례다.

*합격사례(8) 조OO, (무O고 2015년 졸업)
수능 등급: 국어3, 수학4, 영어3, 물리1: 6, 화학1: 8, 내신 3점대
합격 대학: 숭실대 컴퓨터공학과


이 학생은 여름방학 직전인 6월부터 수리논술 공부를 시작했으며 해당 대학의 논술고사 직전에 기출문제를 풀어보면서 과학논술을 시작했다. 준비가 상당히 부족했고 평상시 과학을 잘하는 학생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숭실대의 과학논술 문제가 수학을 많이 활용해야 풀 수 있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이 외에 과학논술을 전혀 준비하지 않고도 상위권 대학에 합격한 사례가 있다. 위 사례에서 보듯이 자연계 논술 합격을 위한, 단 하나의 정형화된 공식이나 특별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는다. 수능과 마찬가지로 논술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과학논술 준비 여부, 과목 선택, 학습 시기와 방향 등 다양한 변수가 있다고 해서 자연계 논술을 쉽게 포기할 필요는 없다. 학생의 희망학교와 역량, 모의고사 성적, 학습 시기를 잘 고려해 전략적인 계획을 짜고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 논술을 하겠다고 공부를 시작했다가 중도에 멈추면 그것처럼 시간이나 노력의 낭비도 없다. 이를 위해서 학교의 진학 상담 선생님, 담임선생님, 학원 선생님, 선배 등 주위의 도움을 받아 지속적으로 점검해봐야 한다.

홍상수 S·논술 자연계 논술강사 immanuel7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