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長壽)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진 순창군 순창읍의 오모(34)씨는 지난달 넷째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앞서 한 번에 세쌍둥이를 낳은 오씨는 이번 출산으로 1천200만원을 받는다.

출산 직후 군청으로부터 격려금조로 100만원을 받은 그녀는 앞으로 1천100만원을 60개월로 나눠 수령한다.

이는 순창군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출산장려금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 순창에서 넷째 아이를 낳는 산모에게 지급하는 장려금이 1천200만원에서 1천500만원으로 뛴다.

전북 도내 14개 시군 중에서 가장 많은 금액이다.

최근 혁신도시 내 주민 입주와 완주산단내 공장 유치로 인구가 는 완주군도 지난해 셋째 아이 출산 시 지급하는 장려금 150만원을 600만원으로 파격적으로 높였다.

전북 도내 시군이 앞다퉈 신생아 출산 장려금 인상 경쟁에 나서고 있다.

갈수록 심화하는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한 고육책이다.

무주군은 넷째 아이를 낳으면 480만원, 다섯째 아이부터는 600만원을, 고창군도 셋째 아이 500만원, 넷째 700만원, 다섯째 아이부터는 1천만원을 준다.

정읍시도 셋째 300만원, 넷째 이상부터는 1천만원을 지급한다.

각 시군이 매년 출산장려금을 조금씩 올려 보다 안정적인 출산과 보육 환경조성에 힘쓰고 있는 것이다.

이들 시군 중에서도 인구 2만9천800여명의 순창군과 완주군이 출산정책을 가장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순창군은 출산 전 임산부에게 기저귀와 젖병 등이 든 '마더박스(20만원상당)'를 지급하고 출산 후 1년간 신생아의 건강을 정기적으로 체크해준다.

완주군 역시 장려금 지급 이외에도 건강관리사를 가정에 보내 산모의 산후체조를 돕고 신생아의 영양상태를 돌보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쯤 되면 요즘 '신생아의 몸값이 금값'이라는 우스갯소리를 마냥 웃고 넘길 사안은 아닐 것이다.

일부에서는 "장려금 조금 준다고 아이를 낳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이를 단체장들의 생색내기용으로 치부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갈수록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해당 시군의 상황은 절박하다.

급격한 인구감소는 결국 기초단체의 행정조직 축소는 물론 소비력 상실에 따른 지역경제의 파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순창군 보건의료원 건강증진계 관계자는 "물론 출산장려금을 보고 아이를 낳겠다는 부모가 많지 않겠지만 그래도 수년간의 상황을 보면 출산장려금이 여성의 출산과 보육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전주연합뉴스) 임청 기자 lc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