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매년 증가하다 작년 사상 첫 감소…29곳 폐업

어린이집 누리과정(만3∼5세 무상보육) 예산 파동이 이어지면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문을 닫는 전북지역 어린이집이 크게 늘고 있다.

전북도가 집계한 작년 말 현재 어린이집 수는 모두 1천623개로 1년 전의 1천654개에 비해 29개나 줄었다.

2012년 1천620개에서 2013년 1천647개 등으로 매년 증가하던 것이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하며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런 급감세는 정부 차원에서 보육료가 지원되기 시작한 1994년 이후 처음이다.

전북지역은 지난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어린이집에 대한 누리과정 예산이 3개월 동안이나 지원되지 않는 등 예산 파동의 중심에 있었다.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아동 수도 2012년 6만401명에서 2013년 5만9천50명, 2014년 5만8천328명 등으로 매년 1천명 안팎이 줄어드는 데 그쳤으나 작년에는 5만5천226명으로 무려 3천102명이 급감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어린이집 아동 수는 출산율 감소와 가정 양육수당 지원 등의 영향으로 최근 조금씩 줄어왔다"면서 "하지만 이런 갑작스러운 급감세는 유례가 없던 일로 누리과정 예산 파동이 주원인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어린이집과 대체관계인 유치원은 이용 아동이 급증했다.

작년 말 현재 도내 공·사립 유치원에 다니는 아동은 2만5천127명으로 1년 전보다 1천829명이 늘었다.

2012년 2만2천390명에서 2013년 2만3천234명, 2014년 2만3천298명 등으로 매년 수십명에서 수백명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2천명 가깝게 늘어난 것이다.

매년 20~30개 안팎이 느는 수준이었던 유치원의 학급 수도 작년에는 1천520개로 1년 전(1천453개)보다 67개나 증가했다.

어린이집을 빠져나온 아동이 안정적으로 예산이 지원되는 유치원으로 이동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어린이집의 어려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학부모들이 유치원으로 몰리며 올해 유치원 입학 경쟁률이 10대 1 안팎으로 치솟기도 했다.

전주지역 한 어린이집 원장은 "어린이집이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출산율 감소 등이 겹치면서 그동안 경영난을 겪어왔는데 누리과정 예산 파동이 직격탄을 날린 격"이라며 "이번 논란이 서둘러 마무리되지 않으면 어린이집의 줄도산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주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doin1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