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선 직전 노선·간이역 살린 관광열차…'코레일형 창조경제'

코레일 관광열차의 성과가 눈부시다.

코레일은 5대 철도관광벨트의 관광열차가 운영 3년 만에 누적 수입 200억원을 돌파하고 이용객이 160만명에 육박한다고 10일 밝혔다.

◇ 적자노선의 화려한 변신
산업화와 함께 철도는 교통 오지를 도시와 연결하는 역할을 했지만, 도로 정책 변화에 따라 태백, 중앙, 영동, 충북, 경전선 등의 간선노선 주변은 점차 낙후됐다.

특히 중부내륙지역은 석탄산업 합리화 등으로 쇠락하고 사람들이 떠나며 철도 이용객도 줄어 적자노선이 됐다.

코레일은 낙후된 철도 노선이 가진 천혜의 자연경관에 주목하고, 여행과 레저활동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착안해 전국에 5대 철도관광벨트를 조성키로 했다.

자연경관이 빼어난 철길과 간이역에 지역 관광자원과 문화를 결합해 관광노선을 개발하고, 트렌드에 맞는 색다른 관광전용열차를 더한 새로운 상품을 만들었다.

형형색색의 디자인과 함께 개방형 전망창, 다례실, 온돌마루실, 족욕카페 등 특화된 설비를 갖춘 관광전용열차는 승무원의 차내 이벤트가 더해져 타는 것만으로도 여행이 되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며 여행 패러다임을 바꾼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연계노선 신수요까지 300만명 넘어
2013년 4월 중부내륙관광열차 'O-트레인'과 백두대간협곡열차 'V-트레인'이 첫 운행을 시작하고 지난해까지 모두 158만7천명이 관광전용열차로 전국의 숨은 보석 같은 관광지를 찾았다.

전체 이용 수입도 208억원에 달한다.

5대 철도관광벨트가 완성된 지난해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와 경기침체에도 이용객이 전년보다 30% 가까이 증가한 69만여명, 연간 이용 수입이 94억원에 달해 적자노선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열차별로는 백두대간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V-트레인을 44만9천명이 이용해 가장 많았으며, 벨트별로는 중부내륙관광벨트(O/V-트레인)가 83만5천명에 수입도 100억원을 넘기며 가장 많았다.

열차 이용률은 온돌마루실과 족욕카페로 인기를 끈 서해금빛열차가 93%로 가장 높았다.

관광열차를 이용하기 위해 새마을과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를 이용한 경우가 150만명에 이르는 등 새로운 추가 수요가 만들어졌다.

연계노선의 수요 효과를 보면 O-트레인과 V-트레인이 운행하는 중앙·태백·영동선의 경우 132만3천명이며, 남도해양열차 'S-트레인'이 운행하는 경전선은 18만3천명이다.

여기에 지난해 초부터 운행에 들어간 정선아리랑열차와 서해금빛열차의 연간 환승 이용객도 1만2천명에 달한다.

전국 5대 관광벨트 구축으로 관광열차를 타기 위해 직간접으로 열차를 이용한 경우가 300만명을 넘은 것이다.

◇ "지역경제 활성화 효자"
관광전용열차가 다니면서 이름없는 간이역을 명소화하는 사업도 큰 성과를 올렸다.

경북 봉화 분천역은 동·하계 산타마을 운영으로, 전남 보성 득량역은 추억거리와 '추억의 코스프레 축제'로 관광객을 불러모았다.

민통선내 경의선 최북단 도라산역은 통일염원을 담은 테마공간 '통일플랫폼'을 개장해 안보관광 콘텐츠로 국내외 관광객을 맞는다.

이들 역에는 지난해에만 47만명이 다녀갔다.

관광벨트 구축으로 인한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생산유발 1천456억원, 취업유발 1천84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관광열차 외에도 코레일은 지역 맛집을 주요 역에 입점시켜, 지역 상권도 살리고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부산역에 입점한 삼진어묵은 지난해 13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국 철도역 상점 950여개 중 1위를 기록했다.

철도역이 지역의 대표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지난해에만 동대구역 삼송빵집, 익산역 삼락농정, 부산역 구포국수 등 지역의 대표 먹거리 업체들이 철도역에 점포를 냈다.

철도역 맛집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300억원이 넘고 일자리 창출도 238개에 이른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낙후한 적자노선의 위기를 새로운 아이디어와 지역 상생사업 추진으로 극복하면서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코레일 이미지를 개선하는 기회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창조경영으로 지역, 기업과 함께하는 동반성장과 사회적 책임에 충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y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