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지난 7일부터 학교에 오지 않아 담임이 가정 방문"
경찰 "일산화탄소 중독 등 사고사 가능성도 있어"


이재현·박영서 기자 = 강원 평창의 한 초등학생이 입학한 지 7일 만에 부모와 함께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9일 오후 4시 10분께 평창군 진부면 송정리의 한 아파트에서 신모(43) 씨와 아내(34), 신 씨의 아들(8·초교 1년) 등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초등학생이 지난 7일부터 등교하지 않았다'는 학교 측 신고를 받고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보니 3명이 숨져 있었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이들은 속옷 차림으로 아파트 거실에 이부자리를 깔고 누운 상태로 숨져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숨진 신 군은 지난 2일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부모와 함께 50여㎡ 규모의 소형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다.

이 아파트는 입주한 지 20년 가까이 된 아파트로 전해졌다.

신 군이 다니는 학교장은 "지난 7일부터 아이가 등교하지 않아 담임선생이 수업을 마치고서 직접 가정 방문했다"며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평소 아이가 활달하게 잘 놀았다"고 밝혔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평창경찰서는 일산화탄소 중독 등 사고가 가능성 등을 열어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숨진 일가족이 속옷 차림으로 잠을 자다가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점, 보일러 배기관이 열려 있는 점, 유서가 없는 점,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을 토대로 사고사 가능성에 관해서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숨진 신 씨 등의 시신에서 혈액을 채취해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 수치를 확인하고 있다.

또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전문가 등과 합동으로 아파트 보일러실 등 사고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르면 오는 10일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신 씨 등을 부검하기로 했다.

담당 경찰은 "추가 확인 결과 애초 알려진 대로 음독 흔적은 없었다"며 "보일러 배기가스가 역류하면서 사고로 이어지는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창=연합뉴스) j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