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부촌' 넘보는 해운대

30억이상 아파트 거래량
서울 제외하면 전국 1위

5월 분양 엘시티 레지던스
3.3㎡당 3000만원 달할 듯
"중국 투자자, 하루 10건 문의"
부산 해운대 백사장을 따라 고층빌딩과 호텔, 주거시설이 들어서 있다. 마린시티(주거)와 센텀시티(산업)를 두 축으로 하는 해운대구는 주거·산업·유통·관광 등 여러 부문에서 ‘부산의 대명사’ 역할을 하고 있다. 부산=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부산 해운대 백사장을 따라 고층빌딩과 호텔, 주거시설이 들어서 있다. 마린시티(주거)와 센텀시티(산업)를 두 축으로 하는 해운대구는 주거·산업·유통·관광 등 여러 부문에서 ‘부산의 대명사’ 역할을 하고 있다. 부산=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부산 해운대구가 ‘지방 부촌(富村)’을 넘어 국내 최고 부촌 자리를 넘보고 있다. 올 들어 거래된 최고가 분양권 아파트 1~3위가 모두 해운대구에 있다.

지난해 3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거래량 상위 5개 자치구 가운데 지방 도시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곳도 해운대다. 바다와 산을 낀 자연환경과 산업·주거·교육시설이 잘 갖춰진 생활환경이 어우러진 결과다.

부산 해운대, 분양권 가격 최고 23억…전국 1~3위 휩쓸어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가장 비싸게 팔린 아파트 분양권은 23억1100만원에 거래된 부산 해운대구 중동 ‘해운대 엘시티 더샵’ 전용 186㎡(49층)다. 이 아파트는 47건의 분양권이 대부분 17억~23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3.3㎡당 2700만원이라는 높은 분양가로 부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관심을 모은 단지다. 고분양가 논란이 있지만 현재 계약률은 80%에 달한다.

오는 5~6월 분양 예정인 이 단지 레지던스 호텔(561실)에 대한 중국인 투자자의 관심도 높다. 지난 2년간 엘시티 현장을 다녀간 외국인 투자자는 500여명에 이른다. 레지던스 호텔은 7억원 이상 투자하면 거주 자격을 주는 부동산투자이민제 상품이다. 이광용 엘시티 광고홍보본부장은 “하루 평균 10여건의 중국인 투자자 문의를 받고 있다”며 “레지던스는 3.3㎡당 3000만원 선에서 분양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엘시티가 국내외에서 높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해운대라는 입지 조건 덕분이다. 해운대는 지난해 3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거래량 순위에서 서울 강남·성동·용산·서초구에 이어 전국 5위에 올랐다. 해운대 래미안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부산·경남의 자산가뿐 아니라 다른 지방이나 외국에서 온 주재원도 해운대를 선호한다”며 “지역 인지도가 높고 고급 주거시설이 몰려있는 데다 백화점 쇼핑몰 영화관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운대는 부산을 대표하는 지역 중 하나다. 하지만 그 의미는 조금씩 변해왔다. 1990년까지만 해도 해운대는 신혼여행지나 여름철에만 외지인이 북적이는 해운대해수욕장이 전부였다. 주거와 산업이 발달하지 않았던 당시 인구는 19만명, 부산 10개 자치구 가운데 9위에 그쳤다.

해운대로 사람이 몰린 것은 1992년 해운대 신시가지 개발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부터다. 2000년대 들어 해운대를 떠받치는 두 축인 마린시티(주거)와 센텀시티(산업)가 조성되며 지금에 이르렀다. 올 1월 말 현재 해운대구 주민은 42만2992명으로 부산시 16개 자치구·군 가운데 가장 많다.

광안대교를 타고 해운대로 넘어오면 바로 보이는 곳이 마린시티다.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홍콩의 야경과 이곳을 비교한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인 두산위브더제니스(80층)와 두 번째로 높은 해운대아이파크(72층)가 모두 이곳에 있다.

2018년엔 101층 엘시티 랜드마크타워와 85층 주거타워가 준공될 예정이다. 이 밖에 현대하이페리온 현대카멜리아 두산위브포세이돈 대우월드마크해운대 등 초고층·초고가 단지가 마린시티를 채우고 있다.

이런 초고층 단지는 수영만 요트경기장과 어우러져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초고층 아파트의 야경과 정박한 요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올리는 사람이 많다”며 “이를 관광상품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센텀시티는 산업 측면에서 부산을 상징하는 곳이다. 지방 테크노폴리스(기업과 연구시설이 집적된 도시) 중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말 현재 1548개 업체가 이곳에 입주해 있다. 고용인원은 1만3214명으로 지식·정보기술(IT) 산업이 93%를 차지하고 있다. 센텀IS타워 센텀사이언스파크 KNN타워 등 업무용 빌딩과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 부산문화콘텐츠컴플렉스 영산산업센터 영화의전당을 비롯한 문화산업시설 등이 입주해 있다.

이 일대에선 유통업계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 3일 신세계 센텀시티몰이 문을 열었다. 세계 최대 규모 백화점(영업면적 19만8462㎡)으로 2009년 기네스북에 등록된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이 확장한 것이다.

문진양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홍보팀장은 “부산 일대 명품을 선호하는 자산가와 수도권의 구매력 있는 관광객이 해운대로 몰리고 있다”며 “지역 백화점 최초로 연간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유통업계 전통 강자인 롯데백화점의 센텀시티점, 부산프리미엄아울렛 등도 해운대에서 운영 중이다. 현대아이파크몰 2호점 등이 들어서면 ‘해운대 상권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현진/부산=김태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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