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출 155억달러 신기록
신항만·김해공항 인프라 경쟁력…전국 수출 8% 줄어들 때에도 질주
자동차 부품 특히 씽씽…작년 32% 급증

부산 기업 실적 꾸준한 증가…상장사 70곳 작년 매출 31조 추정
트렉스타, 아웃도어 신발 아시아1위…S&T모티브, 6억달러 수출 성과
컨테이너가 빼곡히 들어선 부산항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늦은 밤 컨테이너선들이 부산 수출기업의 제품을 잔뜩 싣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컨테이너가 빼곡히 들어선 부산항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늦은 밤 컨테이너선들이 부산 수출기업의 제품을 잔뜩 싣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발업체 트렉스타는 2012년 중국 톈진에 있는 생산라인 일부를 부산 녹산산업단지로 옮겼다. 중국 공장을 확장하려던 계획을 접고 ‘U턴’을 택했다. 중국의 인건비가 올랐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권동칠 대표는 부산이 최적의 수출기지라고 판단했다. 물동량 세계 5위인 부산 신항만을 이용하면 물류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 금융회사들이 부산으로 이전한 것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거래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손쉽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신발피혁연구원 등 관련 기관이 한데 모여 있어 시너지 효과도 있을 것으로 봤다. 예상은 들어맞았다. 트렉스타의 매출은 급증했다. 2012년 860억원에서 지난해 1500억원으로 뛰었다.

권 대표는 “부산에서 46개국에 수출하는 발판을 마련해 아시아에서 아웃도어 신발 1위 브랜드(2014·2015년, 유럽 아웃도어 미디어그룹 EMD 조사)로 올라섰다”며 “지난해 수출이 전년 대비 두 배 늘어난 데 이어 올해도 높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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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출, 역대 최고 기록

국내외 불경기 속에서 부산이 한국 수출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트렉스타 등 수출기업들은 물류·금융 등 부산의 다양한 인프라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부산으로 이전하는 기업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은 해외 진출에 도움이 되는 경영 환경이 부산에 갖춰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반적인 수출 부진에도 부산지역 기업의 수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부산지역 기업 수출은 155억8000만여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이 6%에 이른다. 2012년엔 6.9%, 2013년엔 2.2% 감소했다. 하지만 기업 이전 등에 힘입어 2014년 10.8% 증가로 돌아섰고 작년에도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국내 전체 수출이 8%나 줄어든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부산지역 수출은 전국 7개 광역시 가운데 증가폭이 가장 크다. 부산을 빼면 인천만 수출이 4.0% 늘어났을 뿐이다. 다른 광역시 수출은 모두 줄었다. 허문구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장은 “최근 국내 수출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일본 등으로 가는 무역기지 역할이 더 부각되고 있다”며 “부산 수출업체 9600여개 중에서도 특히 자동차부품, 신발 등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車부품부터 신발·조선기자재·식품까지

부산지역 품목별 수출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자동차부품이다. 지난해 이 부문 수출은 32.8% 증가한 23억달러에 달했다. 허 본부장은 “르노삼성과 함께 발전한 자동차부품 산업이 부산의 주력 산업이 됐다”고 말했다.

S&T모티브(50,900 +2.62%), 성우하이텍(3,975 +0.51%) 등이 주요 기업이다. S&T모티브는 지난해 수출 6억달러를 달성해 무역의날 부산수출대상을 받았다. 미국·중국·멕시코에 지사를 두고 자동차 계기판 등을 생산하고 있는 이 회사는 일본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작년 9월 일본 자동차부품업체인 칸소닉칸세이와 970억원 규모의 공조장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S&T모티브 관계자는 “진입장벽이 높은 일본 부품시장에 진출하게 돼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트렉스타뿐 아니라 삼덕통상, 창신INC 등 주요 신발 수출업체도 부산에 몰려 있다. 부산 신발업체 수는 80여개. 최근 해외에서 되돌아오려는 신발업체도 6개 정도 있다. 권동칠 대표는 “북유럽 등을 중심으로 주문이 몰리면서 부산 신발업계가 제2의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계가 심각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지만 부산 조선기자재업체는 차별화한 기술력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선박건조업체 스타코, 선박 레벨계측장치업체 한라IMS(6,370 -0.16%) 등이 대표적이다. 스타코는 주로 선박 내 숙박 설비 등을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무역의날 ‘1억불 수출탑’을 받았다. 제조업체뿐만 아니다.

어묵업체인 삼진어묵은 최근 수출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등 10개국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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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업 매출도 증가세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부산 기업의 매출도 늘어나고 있다. 부산 상장사 70곳을 분석한 결과 2012년 이후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4년 매출은 전년 대비 9.3% 늘어 29조7370억원에 달했다. 2013년 증가율 0.8%에 비해 큰 폭으로 뛰었다.

S&T모티브 동성화학 등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39곳의 매출도 늘었다. 이들 업체의 전체 매출은 2014년 대비 4.3% 증가한 17조1846억원이었다. 이병곤 부산상공회의소 기업연구실장은 “부산 신항만, 김해공항 등 인근 수출 인프라를 잘 활용하고 차별화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늘어나고 있어 올해도 부산 수출기업들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김태현 영남지역본부장·김철수 건설부동산부장(공동 팀장)·하인식 부산주재기자·이계주·강경민(지식사회부)·서욱진(산업부)·김희경(중소기업부)·김일규(금융부)·이현일(건설부동산부)·이현진(증권부)·고재연(문화부) 기자

부산=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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