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팔 4조8000억원 끌어들여…檢 7만6000개 계좌 전수조사
"투자유치금 95% 상환…조희팔 일당 챙긴 수익 2천400억 규모"

희대의 유사수신 사기범 조희팔 일당이 투자자들에게서 끌어들인 돈이 4조 8천억원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금까지 구속된 조희팔 측근 등의 공소장에 적시된 2조 7천억여원보다 2조 1천억원 가량이 늘어난 규모다.

대구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주필)는 조희팔이 설립한 금융 다단계 유사수신 업체 23개사의 입출금 내역을 전수조사한 결과, 매출 규모가 4조 8천800억원으로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이 가운데 95%가량인 4조 6천400억원은 투자자들에게 다시 돌아갔다.

검찰은 조희팔 일당이 챙긴 범죄수익금은 매출에서 상환금을 뺀 2천400억원 규모로 파악했다.

또 조희팔 사기 피해자들이 회수하지 못한 투자금은 8천300억원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조희팔 조직의 범죄수익금 규모와 투자자들이 회수하지 못한 돈이 차이가 나는 것은 일부 투자자가 배상금, 수당 등 형태로 투자원금보다 많은 돈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 과정에 투자금 입금, 수당 등 지급에 사용된 조희팔 업체 법인계좌와 투자자 계좌 7만6천여개를 확인했다.

거래 내역만 1천800만 건에 이른다.

지급된 수당 등 규모를 역추산해 투자 원금 규모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수사를 벌였다.

대구지검은 대검찰청 과학수사부 지원을 받아 조희팔 일당이 사법당국의 수사가 본격화되자 2008년 6월 중국으로 옮긴 매출관리 서버도 복원해 매출 규모 등에 대조 확인절차를 거쳤다.

검찰 관계자는 "서버 복구 내용과 자체 전수조사 결과를 대조한 결과 95% 이상 일치율을 보였다"며 "이번에 산정한 조희팔 사기 사건 피해 규모가 상당한 신뢰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조희팔은 의료기기 대여업 등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2004년 10월부터 4년여 동안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1계좌에 440만원을 투자하면 배당금과 수당을 합해 8개월 만에 581만원을 돌려주겠다고 선전했다.

조희팔의 유사수신 범행은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2006년 10월부터 2년 동안 집중됐다.

조희팔은 2008년 10월 말 경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잠적했다가 같은 해 12월 중국으로 밀항해 도주했다.

조희팔 사기 피해자 단체 등은 "조희팔 일당이 중국으로 달아나기 전 서버로 관리되지 않은 현금 매출 부분이 누락됐을 수 있다"며 추가 수사를 요청했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조희팔 일당의 범죄수익금 사용처 등에 수사를 계속하고 이번에 파악한 피해 내역을 법원에 제공해 피해자들의 민사소송 증빙자료 등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류성무 기자 tjd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