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응급환자 붐비는 대형병원…서울대병원도 20시간 기다려야
붐비는 상위 20곳 14시간 대기
보건복지부는 2015년도 전국 414개 응급의료기관 평가 결과를 3일 공개했다. 전국 응급실 중 가장 붐비는 20곳의 평균 ‘과밀화지수’는 107%였다. 전체 응급센터 평균(52.6%)을 한참 웃돈다. 과밀화지수는 응급실 내원 환자 대비 병상 수를 뜻하는 것으로 100%를 넘으면 응급실 병상이 부족해 환자가 간이침대나 의자, 바닥에서 대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서울대병원 응급실이 과밀화지수 182%로 전국 병원 중 가장 붐볐다. 2013년부터 3년 연속 1위다. 전년(175.2%)보다 상황이 더 악화했다. 전북대병원(140.1%) 경북대병원(132.4%) 전남대병원(106.4%) 등 전국 11개 병원의 응급실이 100%를 웃돌았다. 지난해 가장 붐빈 20개 대형병원 응급실에서 24시간 이상 체류한 환자의 6.6%가 전체 응급병상의 43.4%를 점유했다.
중증 응급환자의 수술·입원이 지연돼 응급실에 대기하는 시간도 상위 20곳 평균이 14시간이나 됐다. 급한 처치가 필요한 환자가 병원에 도착해도 반나절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다. 중앙보훈병원의 대기시간(23시간)이 가장 길었다. 그 다음으로 부산백병원(21.2시간) 서울대병원(20시간) 전북대병원(18.2시간) 등의 순이었다. 다만 중앙보훈병원은 작년 하반기 10.2시간으로 줄어 문제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국 응급의료기관의 시설·장비·인력에 대한 법정기준 충족률은 81.9%였다. 전년(83.9%)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취약지 응급의료기관의 간호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응급센터인 전북대병원과 충북대병원도 법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지역별로는 대구와 충북지역의 충족률이 전년보다 10%포인트 이상 올랐지만 서울, 인천, 울산, 제주지역은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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