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서 경비행기 이륙 직후 추락…2명 사망
좌선회하고서 통신 두절…공항 활주로 녹지서 추락기 발견
훈련 목적 운항…국토부 비상대책반 꾸려 사고 원인 조사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경비행기가 이륙 직후 추락해 탑승자 2명이 사망했다.

서울지방항공청 등에 따르면 항공기 조종교육 업체인 한라스카이웨어 소속 세스나 172 경비행기(편명 HL1153)가 이날 오후 6시 30분 관제탑의 허가를 받고 이륙했다.

관제탑은 사고기가 안전고도인 500피트까지 상승하자 좌선회하도록 지시했고, 이후 좌선회까지 확인했지만 1분 뒤 레이더에서 사고기가 사라졌다.

관계 당국이 추정한 사고 시점은 이날 오후 6시 32분이다.

사고기는 애초 오후 6시 40분 이륙할 예정이었지만 관제 사정으로 예정보다 10분 일찍 이륙했다.

수색에 나선 공항공사 소방구조대는 김포 시내 쪽으로 나 있는 왼쪽 활주로 끝 녹지에서 추락한 경비행기를 발견했다.

사고기는 지면과 거의 80도 각도로 땅에 박혀 동체와 꼬리날개만 남아 있었고 기체 앞부분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상태였다.

탑승자는 교관 이모(38)씨와 훈련생 조모(33)씨로, 훈련 목적으로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경기 송탄 부근까지 갔다가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이륙 직후 변을 당했다.

관계 당국은 사고기가 좌선회할 때 급격히 안정성을 잃고 추락한 것으로 일단 추정하고 있으나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오려면 한달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고 당시의 시정은 6㎞였으며, 이륙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상태였다고 서울지방항공청은 설명했다.

김포공항기상대에 따르면 이륙 당시 초속 3∼4m로 약한 바람이 불어 기상 상황도 양호했다.

한라스카이웨어는 2007년 5월 부산지방항공청에 등록했다.

소유한 항공기는 총 4대이며, 운항 가능한 3대 중 1대가 이날 사고를 당했다.

세스나 172기는 미국 세스나사가 1956년 개발한 싱글엔진 프로펠러 경비행기다.

안정적인 비행 성능 덕분에 가장 대중적인 항공기로 꼽혀 항공교육에서 많이 활용된다.

2000년 생산된 사고기는 해외에서 운용되다가 2011년 12월 국내에 들어와 운항을 시작했다.

마지막 점검은 법률에 따라 작년 10월 이뤄졌으며, 당시 특별한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고기는 항공법상 블랙박스 장착 의무 기종은 아니어서 블랙박스는 없다고 서울지방항공청은 설명했다.

정원은 4인승이나 이날은 기장 이씨 등 2명만 탑승했다.

이들의 시신은 이날 오후 7시 30분께 수습돼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

국토교통부는 한국공항공사 본사에 비상대책반을 꾸렸다.

사고 이후 김포공항 민항기 운항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서울지방항공청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원인은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조사하고서 발표할 예정이지만 복잡한 항공기 사고 조사의 특성상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이대희 기자 2vs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