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 "낚시의 손맛처럼, 그 맛에 그린다"
가수이자 화가로도 활동하는 조영남 씨(71·사진)가 다음달 2~30일 서울 통의동 갤러리 ‘팔레 드 서울’에서 개인전을 열고 작품 5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회 타이틀은 그가 올해 초까지 활동하던 KBS 예능 프로그램과 같은 ‘나를 돌아봐’. 조영남은 “출연한 TV 프로그램 제목이 좋기도 했고, 마침 시계를 이용한 미술 작업을 하고 있어 제목을 그렇게 정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늘 목적한 곳을 향해 ‘스피드’를 높이는 것만 강조하는데 잠깐 서서 한 번 돌아보자는 의미를 담았어요. 동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저 스스로 돌아보게 된 점도 있습니다. 그런 느낌이 들 때 프로그램에서는 하차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시계’는 화투와 음악 기호 등 기존에 활용하던 소재와 더불어 조영남의 새로운 소재로 등장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실제 시계가 캔버스를 관통해 박힌 작품도 있다. “기능이 있는 시계를 미술에 끌어들이면 회화와 실용성을 한 번에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화가 데뷔 43주년을 맞은 그는 음악과 미술을 꾸준히 병행하는 것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내가 하는 일이 예술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그림을 그리면 기분이 좋습니다. 사람들이 취미로 낚시를 하면서 ‘손맛’을 느끼는 것처럼 나도 그림 그릴 때의 맛 때문에 합니다. 그림이 멋진 붕어나 잉어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양 분야의 작품 활동은 계속할 예정이다. “둘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 논하는 건 큰 의미가 없어요. ‘운명적으로’ 함께 간다고 생각합니다. 아인슈타인도 바이올린을 켰어요. 여러 분야의 융합을 강조한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통섭 철학을 좋아합니다. 후배들도 제 그림을 보고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