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3위까지 올랐다 유흥에 빠져 사기 행각

유명 피규어 전문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가 3년 전부터 돈만 받고 제품을 전혀 보내주지 않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피규어 판매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아이언맨, 배트맨 등 유명 피규어를 파는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여 거액을 챙긴 혐의(사기)로 김모(46)씨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김씨는 2013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1천655명에게서 17억 4천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중에는 제품 200여개를 주문했다가 5천800여만원을 날린 경우도 있었다.

김씨는 2006년부터 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했다.

그는 자신의 업체가 업계 3위 규모까지 성장해 억대 매출을 올리게 되자 고급 외제차를 사거나 나이트클럽에 다니는 등 유흥에 빠져 사기 범행을 꾀하게 됐다.

김씨는 다른 사이트에 비해 30%가량 저렴하게 피규어를 팔겠다며 '특가예약', '조기마감' 등 허위 광고문구를 올려 피해자들을 속였다.

"왜 제품을 보내주지 않느냐"는 항의 글이 올라오면 바로 지워버렸고, 제품을 받지 못한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려 하면 다른 피해자가 보내온 돈으로 '돌려막기'를 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60%는 김씨가 제대로 사이트를 운영하던 시절 한 번 이상 피규어를 구매했던 적이 있어 사기에 속고 말았다"며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사기 전과 2범인 김씨가 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도록 명의를 빌려주고 통장과 휴대전화 등을 제공한 부친 김모(74)씨도 사기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h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