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발생국 방문자, 임신 두달이상 늦춰라"…권고 강화
기존 한 달서 두 달로 확대…남성은 아내 임신기간 내내 '금욕' 권고

질병관리본부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국가 방문자에게 귀국 후 최소 2개월 동안 임신을 연기하도록 하라는 내용의 강화된 권고안을 24일 발표했다.

임신 연기 권고 기간이 기존의 '1개월'에서 '최소 2개월'로 확대된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성 접촉에 의한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의 전파를 예방하기 위해 변경된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과 보고된 해외 사례 등을 참조해 권고안을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고안에 따르면 배우자 등이 임신중이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국가에 방문한 남성은 임신 기간에 성관계를 하지 않는 금욕 생활을 하거나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배우자 등이 임신 중이 아니어도 최소 2개월 동안 금욕 생활을 하거나 콘돔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기존 권고안은 배우자 등의 임신 여부와 상관없이 1개월 동안 콘돔을 사용할 것을 제안했지만, 이 역시 내용을 강화한 것이다.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는 회복하고 나서도 6개월 이상 금욕 생활을 하거나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이전 권고안에는 이 경우 '6개월 동안 콘돔 사용'을 권고했지만, 아예 금욕 생활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권고안이 강화된 것은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전파경로와 정액에서 바이러스 배출기간 등에 대해 연구가 진행돼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진 데 따른 것이다.

현재까지 성접촉에 의한 지카바이러스 감염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2건이 보고됐다.

영국에서는 지난 11일 증상 발생 후 62일 된 환자의 정액에서 지카바이러스가 검출되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WHO, 미국, 유럽, 캐나다 등 보건당국의 권고사항과 연구결과 등을 검토하고 산부인과, 감염내과 등 국내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이런 권고안을 마련했다.

WHO는 지난 19일 ▲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와 성 파트너는 지카바이러스 성 매개 위험성과 예방법 안내를 받을 것 ▲ 발생국가 거주 또는 여행자의 성 파트너가 임신부면 임신기간 금욕 또는 안전한 성관계 권고 ▲ 무증상 감염자가 많기에 발생국가 거주자는 금욕 또는 안전한 성관계를 할 것 ▲ 발생국가 여행자는 귀국 후 최소 4주 동안 금욕 또는 성관계 때 안전한 피임도구를 사용할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지카바이러스와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고 검토해 권고안에 지속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