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31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시작했다가 2013년 4월 무산된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서 비자금이 조성된 정황을 잡고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1부(부장검사 심우정)는 23일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 측근으로 알려진 손모씨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용산 개발과 관련한 사업계약서와 회계장부, 내부 보고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손씨는 개발사업 당시 폐기물 처리 용역회사인 W사를 운영하며 120억여원 규모 일감을 사업 주관사인 삼성물산에서 수의 계약 방식으로 따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허 전 사장이 삼성물산에 손씨 회사에 일감을 주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W사가 규모가 작고 관련 경험이 없음에도 일감을 따냈기 때문이다.

검찰은 손씨가 사업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도 포착했다. 이 비자금이 정치권 진출을 모색하던 허 전 사장에게 일감을 따낸 대가로 흘러들어갔는지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손씨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용산개발사업 추진회사였던 용산역세권개발(AMC)에서 관련 자료를 제출받았다고 밝혔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