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과장&李대리] "차에서 나는 원인 모를 소음, 제가 다 잡아내죠"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고를 때 역동적인 주행 성능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소음·진동·거슬림(NVH)이 얼마나 적으냐’ 하는 점이다. 한국의 드라이버들은 세계 어느 시장보다 NVH를 까다롭게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회사에서 NVH를 1차적으로 잡는 부서는 연구개발(R&D) 부문이다. 하지만 차량이 출시된 뒤 운행하는 과정에선 R&D 부문에서 예상하지 못한 수많은 NVH 관련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문제는 AS 부서에서 관리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인 현대자동차는 판매 차량에서 발생한 NVH 문제를 먼저 각 지역 정비소에서 바로잡도록 하고 있다. 일선 정비소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본사 하이테크팀에서 처리한다. 홍가의 하이테크팀 정비사(28·사진)는 현대차 내부에서 NVH를 잡는 최고의 기술자로 꼽힌다. 홍 정비사는 2007년 현대차에 입사해 올해로 10년차가 됐다.

전주공업고 출신으로 각종 기능경기대회 차체수리 부문에서 입상했다. 2005년 전북 지방경기대회, 2006년 전국 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땄고 2007년 제39회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그는 “자동차를 워낙 좋아해 공고에 들어갔다”며 “고교 시절엔 1년 동안 추석과 설날 딱 이틀만 빼고 매일 학교에 나가 기술을 익혔다”고 말했다.

홍 정비사는 입사한 뒤 2011년까지 차체 수리 업무를 하다가 이후에는 정비 업무를 맡았다. 하이테크팀으로 옮긴 것은 작년 6월이다. 차 구조를 잘 알면서 정비까지 능숙한 인력을 찾던 하이테크팀에서 홍 정비사를 발탁했다. 홍 정비사 스스로도 “자동차마다 특수한 주행 환경에서 차체가 뒤틀리면서 원인을 알기 어려운 소음이 발생할 때가 많다”며 “자동차 구조를 전체적으로 꿰뚫고 있어야 NVH를 완벽하게 잡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현대차 하이테크팀은 17명의 소수정예로 구성돼 있다. 가솔린 엔진, 변속기 등 각 부문에서 현대차 최고 기술자들이 집결했다. 홍 정비사는 “기술을 더 갈고 닦아서 현대차가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차’가 되는 데 기여하는 게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