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준법투쟁을 시작했지만 첫 날 쟁의행위로 인한 지연사례 등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선은 예정시각보다 30분 초과, 국제선은 1시간 초과시를 지연운항으로 본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김포발 제주행 KE1201편이 도착공항 교통사정으로 지연 출발하고, 오후에는 인천발 일본 나고야행 KE761편이 도착공항 강풍으로 출발이 지연되는 등 지연출발이 여러건 있었지만 쟁의행위로 의심할만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여객기는 연결문제, 출·도착 공항의 기상과 교통상황, 늦게 오는 손님 등 다양한 이유로 지연운항 할 수 있다"며 "현재까지는 조종사의 고의로 지연운항했다고 볼 수 있는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전날 2015년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조합원 917명과 대한항공 조종사새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189명이 찬성표를 던져 양대 노조원 1천845명 중 59.9%(1천106명)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발표했다.

쟁의행위를 가결한 것은 11년 전인 2005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노조는 투쟁명령 1호를 통해 정시출근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비행준비, 근무를 위한 이동시 이코노미석 배정 거부, 항공법위반 운항 거부 등 세 가지를 명령했다.

노조는 항공법, 노사단협 등에서 정한 규정을 철저히 지키고 이 때문에 여객기 출발이 지연되더라도 회사의 잘못된 정책과 관행 탓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준법투쟁부터 시작해 사측과 협상 정도에 따라 쟁의행위 수위를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사측은 "노조의 투쟁명령 1호는 의도적으로 항공기 운항을 지연 또는 거부하고 회사의 영업을 방해하는 태업행위"이라며 "태업 탓에 안전운항을 저해하거나 법령·기준을 위반하면 사규에 따라 엄격히 조치하는 한편 회사 손실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까지 물을 계획"이라고 맞섰다.

사측은 노조의 준법투쟁으로 지연출발 등 피해사례가 발생하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