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으로 옮기는 집
드론으로 옮기는 집
‘여행을 떠나기 위해 짐을 쌀 필요가 없다. 드론에 집을 매달아 옮기면 된다. 땅 위에 있는 집만 고집할 필요도 없다. 수중도시나 지하 25층에서 살면 된다. 맛있는 요리가 먹고 싶으면 3D(3차원) 프린터로 미슐랭 요리사의 요리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물방울처럼 생긴 수중도시
물방울처럼 생긴 수중도시
삼성이 예측한 100년 뒤인 2116년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2014년 인수한 미국 실리콘밸리의 사물인터넷(IoT) 기업 스마트싱스는 미래 기술의 발전을 예측해 펴낸 ‘스마트싱스 미래 생활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를 뉴스룸 블로그(news.samsung.com)에 공개했다. 영국의 우주과학자인 매기 애더린 포콕과 미래건축학자인 아더 마모마니 웨스트민스터대 교수 등이 보고서를 작성했다.

하늘 높이 솟은 다양한 마천루
하늘 높이 솟은 다양한 마천루
100년 후 거주공간은 상상을 초월한다. 초고층 마천루에 수중도시, 지하도시 등이 발달한다. 탄소 나노 튜브와 다이아몬드 나노 섬유 등 새로운 건축재의 등장으로 상상하기 힘든 높이와 희한한 모양의 고층빌딩이 들어선다. 또 물을 산소와 연료로 바꿔 생활할 수 있게 되면서 수중도시도 활성화된다. 폭포가 떨어지는 물속에 거품 같은 수중도시가 생긴다. 지하로도 수백m까지 파고 들어갈 수 있어 지하 25층이나 그 이상의 깊이까지 생활 범위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동수단도 달라진다. 드론이 자동차를 대체한다. 무거운 물건을 옮기는 거대한 드론도 등장해 집(별장)을 매달고 여행할 수 있다. 3D프린터의 역할도 대폭 커진다. 집과 같은 건축물을 3D프린터로 지을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유명 요리사의 음식을 3D프린터로 완벽하게 재현해 먹을 수 있게 된다. 일하는 방식도 바뀐다. 생산성이 높아져 주 3일만 일하면 된다. 굳이 출근할 필요도 없다. 홀로그램과 인공지능을 활용해 집에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다른 행성에 건설된 우주마을
다른 행성에 건설된 우주마을
여행의 개념도 달라진다. 집에서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을 통해 유명 여행지를 직접 간 것처럼 경험하고 느낄 수 있다. 직접 가고 싶으면 드론에 집을 매달고 여행하면 된다. 우주선을 타고 달과 화성뿐 아니라 은하계 멀리까지 여행할 수도 있다.

수명이 100세 이상으로 늘어나며 가정마다 ‘메디포드(medi-pod)’가 설치된다. 각종 센서 등 진단기기와 간단한 의료기기가 장착된 가정 내 작은 병원이다. 여기서 매일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3D프린터를 통해 약을 받아 먹거나 원격 수술을 받을 수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포콕은 “25년 전만 해도 IoT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며 “100년이 지나면 살아가는 방식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