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이전으로 울산 중앙동 중앙시장이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울산시 제공
공공기관 이전으로 울산 중앙동 중앙시장이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울산시 제공
15일 오후 울산 중구 우정혁신도시. 2년 전만 해도 허허벌판이던 이곳에 안전보건공단 등 8개 공공기관이 자리잡으면서 퇴근 시간이면 2000여명이 넘는 직원이 쏟아져 나와 일대에 교통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인근의 성안동과 중앙동 구시가지 식당들은 공공기관 직원들로 북적인다. 1990년대 이후 남구 신도시에 밀려 침체에 빠졌던 원도심 중구가 인구와 지방세수가 늘고 상권이 되살아나고 있다.

전상헌 안전보건공단 홍보팀장은 17일 “퇴근 때마다 직원들 상당수가 인근의 성안동은 물론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중앙동 옛 시가지의 전통시장과 맛집을 찾는 신풍속도가 생겨났다”고 말했다. 걸어서 5분 거리인 성안동 일대 음식점들은 조금만 맛있다는 소문만 나도 손님이 줄지어 기다릴 만큼 특수를 누리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에 되살아난 '울산 옛 도심'
1990년대 삼산동에 울산역이 들어서고 롯데·현대백화점이 입점하면서 침체에 빠졌던 중앙동 일대 상권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중구가 2년 전부터 공공기관 입주에 대비해 중앙동 일대 건물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 등을 60~80% 지원하며 문화의 거리 조성에 발벗고 나선 것이 혁신도시 임직원들과 청소년을 불러모으고 있다.

문화의 거리 상인회는 “문화의 거리에는 100개가량의 점포가 있는데 10년 전만 해도 60%가 텅 비어 있던 것이 지금은 빈 점포가 하나도 없다”고 했다. 1985년 3만457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던 중앙동 인구는 2010년 1만3093명으로 57% 줄었다가 지난해 1만6523명으로 5년 사이 3400여명이 늘어났다.

울산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은 총 9곳으로 에너지관리공단을 제외한 8곳이 지난해 말까지 입주를 끝냈다. 근무 직원수는 2559명이다. 중구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24만4481명으로 전년도보다 5656명(2.37%) 늘어나는 등 최근 2년 사이 1만여명 증가했다. 혁신도시 내 아파트는 신세계백화점 입점 발표와 공공기관 이전 등으로 프리미엄이 최고 1억원까지 붙었다. 인구 2만명 수용계획인 혁신도시에는 현재 1만7270명이 거주하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과 인구 유입은 세수 증가로 이어져 중구 지방세 세입은 2013년 1078억원에서 2014년 1379억원으로 301억원(27.9%) 늘었다. 지난해는 1600억원가량이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이 내는 지방세는 전체의 14.5%인 233억원에 이른다.

중구는 873억원을 들여 장현동에 자동차·에너지·디자인 산업 관련 업종과 연구시설이 들어서는 장현도시첨단산업단지를 2019년까지 조성하기로 했다.

박성민 중구청장은 “원도심 부활을 위한 도시재생 사업으로 인구 30만명의 중구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