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2016 대학 최고위과정 평가’ 대상은 아니지만 대학이나 기관이 운영하는 최고위과정은 많다. 최고위과정 중에는 홍보나 모집 활동을 대대적으로 하지 않는데도 커리큘럼이나 네트워크의 질이 좋다는 입소문에 힘입어 인기를 끄는 곳이 적지 않다.
특화된 커리큘럼으로 차별화한 대학의 최고위과정이 늘고 있다. 이화여대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개설한 이화·한경 최고위창조경영과정(ACE아카데미)에서 수강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이화여대 제공
특화된 커리큘럼으로 차별화한 대학의 최고위과정이 늘고 있다. 이화여대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개설한 이화·한경 최고위창조경영과정(ACE아카데미)에서 수강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이화여대 제공
◆이화·한경 최고위과정 ‘돌풍’

최근 들어서는 기존 과정과 차별화해 수강생을 모집하는 최고위과정이 생기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화여대가 한국경제신문사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이화·한경 최고위 창조경영과정(ACE아카데미: Advanced Creative Executive academy)’이다. 작년 9월 개설한 이 과정은 12월 1기 졸업생을 배출했다. 졸업생 52명 가운데 67%인 35명의 남성은 이화여대 개교 130주년 이래 첫 남성 졸업생으로 기록됐다. 이 중 한 졸업생은 “남성으로서 여대 학생증을 받은 이색 경험이 향후 동문 네트워크 구축에 강력한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화·한경 ACE아카데미는 대학과 언론사가 최고위과정을 함께 운영하면서 상호 강점이 있는 부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디자인, 인문학, 예술을 기업 경영에 접목한 새로운 형태다. 강사진은 피터 슈라이어 현대자동차 사장을 비롯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 금난새 한경필하모닉 음악감독, 김창옥 휴먼컴퍼니 대표, 조돈영 부산시 부시장, 곽은아 이화여대 한국음악과 교수, 곽재우 GS홈쇼핑 트렌드사업부 상무 등으로 구성됐다. ACE아카데미는 올해부터 매달 한 차례 1기 졸업생과 공동 수업을 하고 국내 연수도 함께하는 등 네트워크 확장 기회를 부여한다. 이화여대는 ACE아카데미 졸업생에게 사회문화지식 등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건강 증진과 네트워크 확장을 지원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졸업생과 배우자에게 이화여대의료원의 종합건강검진과 추가 선택검사 비용을 50% 할인해주기로 했다.

◆입소문 강력한 서강대 OLP

서강대 OLP(Opinion Leaders Program)과정은 ‘서강학파’로 유명한 서강대 경제대학원이 2002년 개설해 작년까지 19기 졸업생을 배출했다.

OLP과정의 특징은 이론과 현실을 접목한 실용적 경제학 커리큘럼이다. 경제·사회 이슈에 대한 언론 보도 등을 사례로 들어 주요 경제원리와 개념을 소개하고 적용 과정을 설명하며 관련 정보와 문헌을 소개하는 등 체계적인 강의로 구성됐다. OLP 관계자는 “경제, 경영, 언론의 상호관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정확한 언론 보도와 여론 형성을 도와주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박필준 화일약품 대표(19기), 신동권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18기), 어진 안국약품 대표(12기) 등 중견기업 이상 기업인과 언론사 중견 간부가 주요 수강생이다.

◆IGM 톱 CEO과정도 인기

기업 경영자나 임원이 전문적 지식과 실무능력을 키우기 위해 즐겨 찾는 과정으로 IGM세계경영연구원의 톱 CEO과정이 유명하다. IGM은 2003년 설립된 전문 경영연구기관이자 최고경영자(CEO) 대상 전문교육기관이다. 지금까지 IGM에서 교육받은 경영자 및 임원은 포스코, 롯데, 삼성, SK, 한화, GS, LG 경영진 등 1만명이 넘는다. 글로벌 기업 경영자도 입소문을 통해 찾고 있으며 수강생이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는 강의라는 게 연구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강의 내용은 CEO가 갖춰야 할 중요한 경영스킬, CEO 리더십 멘토링 프로그램, 협상과 설득법 등이다. ‘의사 결정자가 알아야 할 관리회계 입문’ ‘말뿐인 브랜드, 어떻게 알리고, 어떻게 구매를 이끌어낼 것인가’ 등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을 위주로 강의한다.

동국대 행정대학원 ‘G7-CEO아카데미’는 독특한 커리큘럼으로 수강생을 모으고 있다. CEO 등을 대상으로 은퇴 이후 경제·사회·문화적 기반을 마련하는 방법 등을 알려준다. 모든 수강생은 연극과 합창 공연에 반드시 참여해야 하고 기타 등 악기 연주도 배운다. 은퇴 이후 최소 30년 이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목표를 설정하고 자산관리, 여가 잘 보내기, 사람 사귀기까지 다룬다. 동국대 관계자는 “자산관리는 다른 최고경영자과정에서 다루는 주식·부동산 투자 등 재테크는 물론 증여, 상속까지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