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태국인 2명 감염…지역감염 우려 있어 임산부 되도록 피해야

태국에서 올들어 처음으로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Zika)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오면서 설연휴 태국관광을 계획한 여행객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태국은 2012년부터 꾸준히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오는 곳이지만 아직 중남미나 카리브해 연안지역처럼 유행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모기에 물릴 경우 감염 우려가 있는 만큼 임신부 등 감염에 따른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는 되도록 태국 여행을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여행을 하더라도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태국에서는 올들어 1명의 감염자가 확인됐고, 해외로 출국한 태국인 1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태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22세의 남성이 발열과 발진, 안구 충혈 등 증세를 보여 병원을 찾았으며, 혈액 샘플 테스트를 통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앞서 연초에는 대만 타오위안 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던 태국 남성이 열감지 카메라에 이상 반응을 보인 뒤 현지 보건당국의 검사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로 확인됐다.

이들 두명의 확진자는 감염 확인 이전에 지카 바이러스 유행지역을 여행한 경험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이들은 태국 내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

남미 등의 지카 바이러스 유행상황이 동남아로 전파되지 않더라도, 태국 내에서 언제든 추가로 감염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지카 바이러스는 모기를 매개체로 감염이 이뤄지는 곤충 매개 감염병으로 사람 간의 접촉을 통해 전이되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과는 전파 양상이 다르다.

일부 성관계에 의한 감염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현재로서는 매개체로 알려진 '이집트 숲 모기'(Aedes Aegypti)가 흡혈 활동을 통해 감염자의 혈액을 옮기는 경우에만 전파가 된다는 의미다.

태국은 지난 2012년에 처음으로 확진 사례가 나온 이후 매년 평균 5건의 확진 사례가 보고되고 있지만, 아직 다수의 감염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유행 상황은 없었다.

태국 보건당국도 이런 점을 강조하면서 국민과 여행객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암누아이 가지나 질병통제국장은 "태국에서 지카 바이러스는 새로운 질병이 아니다.

2012년에 첫 확진자가 나왔고 이후 매년 평균 5명의 감염자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공황상태에 빠질 필요도 없다.

태국에서는 지카 바이러스 유행상황이 발생한 적이 없고, 모든 확진 사례가 일회성으로 종료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난해 초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감염자가 올해 들어서야, 그것도 다른 질병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확진자로 판명된 인도네시아의 사례처럼, 감시 시스템이 부실하거나 감염자 스스로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드러나지 않은 확진 사례는 태국에도 더 있을 수 있다.

동남아에서 확인된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들은 대부분 발열과 발진, 안구 충혈이나 근육통 등의 증세를 보이지만, 대부분 병원치료를 받은 뒤 완쾌된다.

그러나 임신부가 감염될 경우 태아에게 영향를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보건당국의 권고대로 가능하면 태국이나 인도네시아와 같은 지카 바이러스 '토착화' 가능성이 있는 지역 여행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부득이하게 해당 지역을 여행하는 경우에도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책을 세우는 것이 좋다.

한편, 태국 관광체육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에 입국한 한국인 관광객은 137만2천995명으로, 중국, 말레이시아, 라오스, 일본에 이어 다섯번째로 많았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