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도록 회사가 근로자에게 지급한 복지포인트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42부(부장판사 마용주)는 서울메트로 재직 근로자와 퇴직자 4966명이 회사를 상대로 “성과급과 복지포인트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법정수당을 다시 지급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법원은 대법원 판례에 따라 복지포인트가 고정적·일률적·정기적으로 지급된 것이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서울메트로)는 매년 선택적 복지제도 운영기준에 따라 모든 직원에게 공통 포인트와 근속기간에 따른 근속 포인트를 배정해 1포인트를 1000원으로 평가해 직원들이 물품 등을 살 수 있도록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임금이란 그 명칭을 불문하고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모든 금품을 의미하므로 복지포인트가 통화로 제공되지 않는다고 해서 임금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같은 기준으로 서울메트로가 근로자에게 지급한 성과급과 장기근속수당, 업무지원수당, 승무보전수당, 직책수행비 등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서울메트로가 근로자·퇴직자들에게 총 259억원을 더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부장판사 정창근)도 지난달 서울의료원 직원 500여명이 낸 통상임금 소송에서 복지포인트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하급심에서는 복지포인트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하지 않은 판결도 있어 향후 대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대구도시철도공사 근로자들이 낸 비슷한 소송이 처음으로 상고심에 올라가 대법원에서 심리 중이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