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앓고 있는 남성은 골다공증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당뇨병 환자는 ‘아침형 인간’보다 ‘저녁형 인간’인 경우가 많았다. 공공 건강 빅데이터를 활용해 나온 연구 결과다.

보건연구원 유전체센터는 28일 ‘한국인 유전체 역학조사 사업’을 통해 창출된 우수 연구사례 50건을 선정했다. 한국인 21만명에 대한 임상·역학·건강 자료를 민간 연구자에게 맡겨 도출한 내용이다.

치주질환이 있는 노인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2.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주질환으로 생긴 염증이 전신에 퍼져 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김현덕 서울대 치의과대 교수는 “치주질환은 치료 및 예방에 드는 비용이 다른 질환에 비해 적었지만 치매에 걸리면 한 달에 최소 수십만원이 들고 가족까지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치주질환을 예방해 치매를 막을 수 있다면 사회 전체의 질병 부담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울증이 있는 남성은 골다공증에 걸릴 확률이 2.7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울증에 걸리면 일부 호르몬이 과다분비돼 골밀도를 낮춘다는 것이다. 고령층은 골다공증에 영향을 주는 비타민D가 부족해지면 몸 전체의 면역기능과 뇌신경 보호 기능도 떨어질 수 있다. 다만 여성에게선 우울증과 골다공증 사이에 뚜렷한 연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잠자리에 늦게 드는 저녁형 남성은 아침형보다 당뇨병 위험이 3배, 근육 감소증 위험이 4배 높았다. 여성은 저녁형 인간이 아침형보다 대사증후군 위험이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층에서 특히 저녁형 비율이 높은 것을 고려할 때 이른 연령부터 당뇨병과 대사증후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 코를 많이 고는 사람은 만성 기관지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