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고용부 합동단속…警, 부정 실업급여 전담팀 지정

김모(54·여)씨는 평범한 주부였지만 고용노동부에는 '실직자'로 등록돼 있었다.

울산시 남구의 한 플랜트건설업체에서 일하다 2013년 12월 퇴직한 것으로 속였기 때문이다.

이 업체 현장소장인 사촌오빠 안모(58)씨가 재직증명서 등 허위 서류를 떼준 덕분이었다.

김씨는 이 방법으로 300여만원의 실업급여를 받아냈지만, 지난해 초 경찰에 적발돼 사기 전과자로 전락했다.

또다른 김모(54·여)씨는 울산시 울주군에 있는 최모(56)씨가 운영하는 업체에 다니다 2013년 8월 사직하고서 이틀 만에 재취업했다.

하지만 김씨는 이를 속이고 고용부에 실업급여를 신청했고, 6개월 동안 720만원을 받아 챙겼다.

대표 최씨는 김씨를 재고용하면서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4대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았다.

임금은 차명계좌로 넣어줬다.

근로자와 고용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28일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실업급여 부정수급자는 2만 1천493명이며, 이들이 받아챙긴 돈은 148억원에 달했다.

2015년 전체 실업급여액이 4조 5천473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부정수급액 규모는 전체의 0.3%에 불과하다.

하지만 고용부는 적발되지 않은 부정수급 행위가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경찰청과 고용부가 합동 특별단속에 나선다.

경찰은 각 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의 수사팀 하나를 아예 부정 실업급여 전담팀으로 지정했다.

일선 경찰서의 지능범죄수사팀도 기획 수사에 나서기로 해 실업급여 수사 인력을 1천800명 넘게 배치했다.

고용부는 각 지방경찰청과 수사협의회를 설치하고 핫라인을 구축, 신속하게 정보공유를 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경찰과 합동수사팀도 꾸린다.

중점 단속 대상은 ▲ 전문 불법중개인이 개입한 조직적 행위 ▲ 고용주와 다수의 부정수급자가 공모한 영업적 행위 ▲ 사업주와 협력·입점 업체간 관계를 악용한 구조적 행위 ▲ 유령법인 등 특정사업장을 기반으로 한 행위 ▲ 서류 위·변조와 수급자 명의도용 행위 등이다.

경찰은 특히 브로커나 고용주가 개입해 조직적이고 대규모로 이뤄지는 부정수급 행위에 대해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기로 했으며, 고용부는 부정수급자로부터 수급액의 2배를 징수할 방침이다.

적극적인 신고와 제보를 유도하기 위해 경찰은 사건 규모에 따라 최고 1억원의 신고보상금을 지급하고, 고용부는 최고 5천만원의 포상금을 주기로 했다.

신고·제보 전화는 112나 전국 고용센터(국번없이 1350)로 하면 된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2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