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간소화됐던 운전면허시험이 5년 만에 다시 어려워진다. 현행 두 개인 장내기능시험 평가항목이 7개로 늘어나고 미리 공개되는 학과시험 문항도 270개가 추가된다.

경찰청은 27일 “운전면허시험 간소화로 시험이 지나치게 쉬워졌다는 여론을 수렴해 하반기부터 운전면허시험 제도를 바꾼다”고 발표했다.

우선 장내기능시험에 경사로(정지 및 출발)과 직각(T자) 주차, 좌우 회전, 교차로, 가속 등 5개 항목이 추가된다. 현재는 장치 조작과 차로 준수 등 두 개 항목만 시험을 본다. 경사로와 직각 주차는 시험 간소화 이전에 가장 어려운 코스로 통했던 만큼 시험 난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시험 주행 거리도 기존 50m에서 300m 이상으로 크게 늘어난다. 실격 사유도 지금은 안전띠 미착용과 사고 야기 등 두 가지지만 하반기 시험에는 신호 위반, 30초 내 미출발 등 다섯 가지가 추가된다.

미리 공개된 문제 730개로 치르는 학과시험도 어려워진다. 보행자 보호, 보복 운전 등과 관련된 270개 문항이 추가돼 공개되는 문항이 1000개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반면 차량 성능이 향상된 점을 반영해 도로주행 시험 평가항목은 87개에서 59개로 줄어든다. 브레이크를 나눠 밟는 단속 미조작 등을 삭제하고 어린이 보호구역 지정 속도 위반 등은 추가한다.

운전면허 취득을 위한 의무교육시간은 현행 13시간이 유지된다. 스스로 학습이 가능한 학과교육은 두 시간 줄이는 반면 안전운전과 직결되는 장내기능 시험은 두 시간 늘린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개선안은 시험 간소화 이후 69.6%에서 92.8%로 높아진 장내기능시험 합격률을 낮추고, 78.7%에서 58.5%로 낮아진 도로주행시험 합격률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도로교통법시행규칙 개정과 운전면허시험장, 운전학원의 시설 개선 작업을 거쳐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험 난이도가 올라가면서 운전전문학원 수강료는 평균 40만원에서 47만~48만원으로 다소 올라갈 것으로 경찰은 예상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