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두증' 유발 지카바이러스, 한국도 안전지대 아니다
신생아 소두증(뇌 일부가 자라지 않는 선천성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Zika)바이러스의 감염증을 보건당국이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중남미에 이어 미국과 유럽, 아시아 국가에서도 발생하면서 한국까지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보건당국 판단이다.

26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2개월 안에 지카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한 국가는 총 24개다. 콜롬비아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를 중심으로 퍼지다가 지난 23일엔 미국에서 첫 환자가 나왔다. 영국에서도 확진자 3명이 발생했고, 대만에 입국하려던 태국인도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성명을 내고 지카바이러스가 미주 대륙 대다수 국가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지카는 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 등에 물리면 감염된다. 환자의 피를 빨아먹은 일반 모기에 의해서도 감염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한 성인은 감염돼도 발열, 발진, 충혈 등과 같은 가벼운 증상이 나타났다가 1주일이면 사라진다. 하지만 임신부는 소두증 신생아를 출산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보건당국은 지난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유행을 기점으로 소두증 신생아가 15배 증가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고은이/박근태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