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대한특허변호사회 출범…변리사회 '반발'

변협 "법률지식으로 무장…특허·지재권 소송서 우위"

변리사회 "무늬만 특허 전문…전문성 없어 서비스 한계"
[Law&Biz] 뭉치는 특허전문 변호사…변리사와 '영역 싸움' 본격화

‘변호사 2만명’ 시대에 무한경쟁으로 내몰린 변호사들이 변리사의 주요 활동 영역인 특허·지식재산권 분야 변호사단체를 출범시켰다. 변리사업계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특허법 사무를 훈련받지 않은 변호사에게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대한변호사협회는 특허·지식재산권 업무를 주로 하는 변호사 모임인 대한특허변호사회가 출범했다고 26일 발표했다. 대한변협은 “지식재산권 분야에 특화된 역량을 갖춘 변호사가 가입 대상”이라며 “관련 업무 영역에서 변호사 권익을 강화하고 국민에게 양질의 특허·지식재산권 관련 종합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대한변협에서 시행하는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 인증을 받지 못해도 변호사 자격이 있고 관련 업무에 관심이 있으면 특허변호사회에 가입할 수 있다.

대한변협은 “이 분야에서는 민사 손해배상은 물론 조세, 상속, 형사적 문제 등 많은 형태의 분쟁이 발생하기 때문에 해당 법에 대한 전문지식과 소송대리권이 필요하다”며 “변리사들은 이런 분쟁을 처리할 전문적인 법률지식이 부족하고 소송대리권도 없어 역할이 출원 단계의 사무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변협은 지난해 ‘지식재산연수원’을 세워 체계적인 교육으로 변호사의 지식재산권 분야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변협이 “변리사의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직접 언급한 것은 특허변호사회 출범을 통해 이 영역에서 변리사와의 경쟁을 가속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행법에 따르면 변호사 자격을 받은 사람은 변리사 자격을 자동으로 가질 수 있다. 변리사로 활동하려면 특허청에 등록해야 하고 개업하려면 대한변리사회에 신고해야 하지만 이 절차에 특별한 제한이 없어 원하는 변호사는 누구든 변리사 활동을 할 수 있다. 대한변협은 대한특허변호사회 회원 수에 대해 정확한 숫자는 밝히지 않았다.

변리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특허청에 등록된 변리사는 8176명이다. 이 중 변호사는 4774명으로 58.4%를 차지한다. 실제 개업해 활동하는 변리사 4146명 중에서도 변리사시험 출신은 2281명, 변호사는 1273명으로 적지 않은 규모다. 변리사로 등록한 변호사들이 모두 특허변호사회에 가입해 활동하면 현재 변리사 대표 단체인 변리사회의 회원 수 4522명을 넘어서는 상황이다.

변리사들은 변호사의 시장 지배를 막으려고 애쓰고 있다. 변리사들은 이달 초 변리사법을 개정해 변호사의 변리사 자동자격 취득제도를 바꿨다. 변호사가 변리사 자격을 취득하려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에 변리사 업무 관련 실무수습을 받도록 했다. 대한변리사회 측은 “이름만 특허변호사라고 해서 지식재산권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췄다고 말하기는 힘들다”며 “변호사들이 출범한 특허변호사회에 대해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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