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6년만에 판결…도이치은행·증권엔 448억 추징
주범 외국인 3명은 소재파악 못해 재판 여부 불투명
2010년 이른바 ‘11·11 옵션쇼크’를 일으킨 도이치증권과 도이치은행에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사건이 일어난 지 6년 만에 나온 형사 판결이다. 법원은 지난해 11월부터 도이치증권과 도이치은행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민사 판결을 잇달아 내린 바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7부(부장판사 심규홍)는 25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시 한국도이치증권 주식파생상품담당 상무 박모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한국도이치증권 법인에는 벌금 15억원과 추징금 11억8336만원을, 도이치은행에는 추징금 436억원을 선고했다.

주범이자 전 도이치증권 홍콩지점 임직원인 외국인 피고인 세 명은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들은 2011년 검찰 기소 이후 수사와 재판에 불응하고 있다. 법무부가 인터폴에 수배를 의뢰하는 등 송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소재지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홍콩 등 상대국의 협조를 받아 이들을 송환하지 않으면 재판은 미제로 남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도이치은행 홍콩지점과 공모해 코스피200지수가 하락하면 풋옵션 등을 통해 이득을 취하는 투기적 포지션을 구축하고 장 마감 전 10분 동안 2조4400여억원어치의 매도 물량을 쏟아내 코피스200지수를 급락시켰다”며 “시가총액과 거래량 등에서 ‘옵션쇼크’로 불릴 만큼 주식시장에 큰 충격을 줬고 대부분의 피해자가 장기간 피해를 구제받지 못하는 등 피고인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씨의 항소심 재판 방어권 보장을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옵션쇼크는 코스피200지수 옵션만기일이던 2010년 11월11일 벌어졌다. 도이치은행과 도이치증권은 이날 장 마감 직전인 오후 2시50분부터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코스피200지수 종목을 직전 가격 대비 4.5~10% 낮은 가격에 2조4425억원어치나 매도했다. 장 마감 직전까지 상승세였던 코스피200지수는 53.12포인트 하락했다.

코스피200지수 선물 콜옵션(살 권리)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주가가 하락했는데도 애초 정해진 비싼 금액에 주식을 사는 바람에 14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반대로 풋옵션(팔 권리)을 보유하고 있던 한국도이치증권과 도이치은행 홍콩지점은 대규모 차익을 냈다. 이들은 옵션쇼크 직전에 풋옵션 16억원어치를 사놔 홍콩지점은 436억원, 한국도이치증권은 12억원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도이치은행 홍콩지점 차익거래부문 상무이던 데렉 옹(영국) 등 외국인 세 명과 박씨 등을 2011년 8월 기소했다.

■ 11·11 옵션쇼크

2010년 11월11일 발생한 도이치증권과 도이치은행의 대규모 시세조종 의혹 사건. 도이치증권 등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장 마감 10분 전 프로그램 매도를 통해 2조4400여억원어치의 주식을 처분했다. 이로 인해 국내외 투자자가 대거 손실을 봤다. 도이치증권 등은 사전에 풋옵션을 매입해 448억원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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